산업재해, CEO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산업재해, CEO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 정영상
  • 승인 2018.06.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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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본인이 원하는 직장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입사하기 전까지는 일단 직장을 갖는 게 중요하고 입사해서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보통의 직장생활이다.

 일터의 안전(산업안전)이 중요함에도 승진, 급여 등에 관심을 더 갖는다. 특히 직장생활 초기에는 안전문제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신입직원에 대한 안전교육은 초기에 바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재사고는 노동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불행하게 만든다. 산업재해로 인한 국가적인 경제손실 또한 막대하다.

 산업재해로 인한 우리나라의 2014년 경제적 손실 추정액은 19.6조원 이었고 그 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에는 총 21.4조원으로 높아졌고 우리나라 전체 예산 386.7조원의 5.5%에 이르는 금액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거나 듣는다. 2017년에는 전국적으로 타워크레인 붕괴, 가스폭발 등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우리 전북지역에서도 작년에 맨홀 정화조 작업 질식사고, 고소작업 차량 추락 등으로 총 65명이 사망하고 3,00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전북지역 최근 10년간(2008년~2017년) 평균 재해율은 0.73%로서 전국 평균 0.59%보다 높고, 강원도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실정이다.

 사람의 생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간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안전문제를 소홀히 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경제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산재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독일 등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전 수많은 징후와 경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등 안전점검을 소홀히 하거나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작업하다가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특히, ‘유해·위험 작업의 외주화’ 등 생산방식 변화에 따른 안전관리 주체들 간 불분명한 책임한계와 하도급업체의 안전관리 능력 부족 등은 구조적으로 안전관리 공백을 가져오고 있고, 안전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현장 분위기·기업의 안전투자 부족·낮은 안전의식 등은 안전 불감증과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들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발주자에게도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확대와 유해·위험작업 도급금지, 타워크레인 안전관리 강화, 법 위반에 대한 처벌수준 상향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는 별개로 지자체 등 인허가기관, 감리업체, 지방국토관리청, 소방서, 고용노동지청 등 지역의 관계기관이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서 빈틈없는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

 직장에서 산업안전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회사의 CEO가 안전에 대해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다. 즉 사용자가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도 어머님이 산재사고를 당해 가슴 아플 때가 있었다. 아들이 산업안전을 지도·감독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도 사장님이 산재처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을 때 다른 일반 노동자들에게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모든 사장님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모름지기 CEO는 직원들을 자기 가족처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할 때 안전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가능하고 직원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필 것이다. 여기에다 직원들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산업재해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정영상<고용노동부 전주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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