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방화사건, 인명피해 컸던 이유는
군산 방화사건, 인명피해 컸던 이유는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6.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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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군산시 장미동 주점 화재와 관련해 소방안전시설 부실 등이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지목됐다.

 아울러 현장에는 외부로 통하는 비상통로가 있었지만 확인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길이 비좁고 적치물도 쌓여 있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북소방에 따르면 주점 화재 신고는 17일 오후 9시 54분께 최초로 접수됐다.

 소방은 신고 3분 만인 오후 9시 57분께 현장에 도착, 화재 진화와 인명 구조를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구조 인력과 진화 인력을 나눠 화재 신고 20분 만인 10시 12분께 주점 내·외부에 있던 33명을 병원으로 옮겼고, 이로부터 6분 뒤에는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상자를 집계한 결과, 사망 3명에 부상자 30명 등 모두 33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에서도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응급환자는 서울과 대전 지역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3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방화 용의자인 이모(55)씨가 도로와 연결된 주점 정문에 불을 질러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점 내 피해자들이 주 출입구를 피해 좁은 복도와 연결된 비상구로 빠져나오려다 연기를 들이마셔 의식을 잃은 것이다.

 실제 사상자 절반 이상은 비상구 주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여기에 불이 난 주점 건물 면적이 238㎡에 불과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소방시설법상 주점과 같은 위락시설은 1천㎡ 면적 이상일 때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지만 해당 주점 면적이 이에 미치지 않아 설치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

 화재 당시 주점에는 소화기 3대와 피난 유도등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만 갖춰져 조기 진화에 이르지 못했다.

 문제는 인근에 있는 주점 대부분 면적이 작다는 이유로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돼 화재에 취약한 실정이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한 양덕원씨는 “인근 주점 대부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고 비상구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방법 개정 등 안전사고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해당 주점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면서 “출동한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비상구는 개방된 상태였으나 정문에서 시작한 화염으로 손님들이 일시에 몰려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음주 상태에서 어두운 조명 아래 출입구에서 불이 나자 주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단체로 공황 상태에 빠져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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