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입지 커지고, 일반인 참여는 줄어”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입지 커지고, 일반인 참여는 줄어”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6.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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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주대사습놀이 대취타 공연 모습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지난 시간 심사비리 문제로 위축돼 있었던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다시 전면에 나서면서 보존회의 입지가 커지는 동시에 경연에 집중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 전국대회는 판소리 명창부에 지난해 취소됐던 대통령상이 복원되면서 기량을 겨루기 위한 참가자들이 지난해 보다 대폭 늘어나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반면, 시민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기능 확대나 운영의 묘는 아쉬웠다는 평가다.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 모으기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적어지다 보니 크게 흥행에는 도움으로 작용하지 않았고, 경연 과정에서 드러난 운영 미숙과 홍보 부족 문제 역시도 좀처럼 풀지 못해 과제로 남게 됐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전주시 한옥마을 일대와 경기전 특설무대, 국립무형유산원 등지에서는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 예선, 본선이 각각 열렸다.

 이 기간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전 특설무대에서는 개막식과 더불어 기획 공연과 버스킹 공연, 유랑단, 무용 퍼포먼스, 국악 체험, 대취타대 형렬 등이 펼쳐졌다. 

 올해 전주대사습놀이는 경연 외에도 신인 판소리 마당을 통해 대중화에 나서고, 전주예술고등학교 국악과 관현악단 등 지역의 국악 꿈나무들에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연 성격이 젊은 층 기호에 맞추다 보니 시대적인 취향을 담은 것은 좋으나 원로들의 참여가 예년과 비교해 돋보이지 않아 민족 전통 예술의 전승적 의미에 있어서는 후퇴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전주 시민과 관광객들의 참여로 이뤄진 기사습제 공연이나 일반인들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참여해 경연을 치르는 엄지척 등의 축제성이 짙은 프로그램 구성도 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을 위한 전주대사습놀이의 홍보 책자가 전무하고, SNS 등을 통한 홍보 활동도 부족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대두됐다.

 또 자원봉사자로 모집된 ‘사습이’의 경우 지난해 100여명에서 30여명으로 규모가 적어 운영 상의 준비 부족도 드러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경연 자체가 축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면 공연으로 그것을 충당해야 하지만 공연의 이슈 거리가 약한 모습이었다”며, “경연에 과도하게 투입되는 예산을 공연 쪽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연 부분에서는 심사 비리 문제로 판소리 명창부에 도입된 청중평가단 비중이 지난해 보다 30%에서 10%로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예선 과정에서부터 영상 촬영 등으로 공정성을 기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그럼에도 심사 부정의 그늘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 경연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빚어졌다.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에서 활동하는 유력 인사가 한 참가자의 경연에서 추임새를 넣는 바람에 주변의 제지를 받은 것.

 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장은 “해당 인사가 불필요한 행동을 한 것은 맞고 보존회 차원에서 그에 대한 잘못을 지적했다”며, “참가자가 어려운 형편 가운데 경연에 임한 것을 보고 격려 차원에서 그러했고 결과적으로는 예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부정의 소지로 볼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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