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후보 ‘기호 1-가’ 100% 당선
여당 후보 ‘기호 1-가’ 100% 당선
  • 김경섭 기자
  • 승인 2018.06.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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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기초의원 후보 가운데 여당 기호 ‘1-가’번의 효능이 최고인 것으로 분석됐다.

 본보가 6.13지방선거 기초의원 당선자를 분석한 결과 ‘1-가’ 기호를 배정받아 69개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기초의원 후보 69명 전원 당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 번호의 당선율 100%를 기록한 것이다.

 이와 함께 ‘1-가’ 기호를 배정받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무투표 당선으로 선거가 치러지지 않은 1곳을 제외한 68개 선거구 가운데 65곳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당선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기초의원 선출 정원은 총 197명으로 이 가운데 69개 선거구에서 172명을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25명은 각 선거구별로 정당투표를 통해 지지율에 따라 각 정당에 배분된다.

반면 ‘1-나’ 기호를 배정받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운데 18명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또 ‘1-다, 1-라’ 기호를 받은 후보들도 마찬가지로 당선율이 한자릿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한 당선자는 전체 당선자의 73%인 126명이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평화당 14명, 바른미래당 2명 등도 ‘가’ 기호를 받아 상대적으로 타 기호를 받은 후보에 비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2~3위로 당선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기호 ‘가’번을 받은 후보들의 당선 비율이 높은 이유는 유권자들의 ‘줄 투표’ 현상으로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즉 전북지사 및 시장·군수 선거에서 특정 정당인 1번을 선택한 지지자들이 내리 같은 줄에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하는 기초의원 후보 가운데 ‘가’기호가 ‘당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후보자들이 서로 ‘가’번을 받기 위해 선거때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 이번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실시한 경선에 배수 압축을 위한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가’ 기호를 배정받기 위해 여론 조사비를 부담하는 등 ‘가’ 기호를 배정받기 위해 치여할 쟁탈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같이 ‘가’ 기호의 당선율이 타 기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나’ 기호 등 타 기호를 배정받은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 선거구가 중선거구로 바뀐 후 불변의 법칙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가’번 불패가 낳은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앞으로 후보의 능력을 평가해 투표할 수 있도록 현행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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