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도지사 “낙후 지역, 힘 모을 수밖에”
송하진 전북도지사 “낙후 지역, 힘 모을 수밖에”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8.06.14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도지사선거에 당선된 송하진도지사가 14일 오전 도청 현관에서 김송일 행정부지사에게 꽃다발을 받고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특별취재단
 민선 7기 전북도지사 당선인 송하진은 14일 민선 6기 도지사로 돌아왔다.

  7기 임기는 7월 1일 시작해 4년이다. 14일 송 지사는 목이 쉰 채 기자들을 만났다.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다.

 지방 선거 총평을 묻자 송 지사는 “현 정부에 대한 기대치다”고 공을 정부에 돌렸다. 경쟁 후보진영이 “민주당에 기댄다”고 헐뜯었던 그 말을 송 지사는 오히려 자신의 언어로 말했다. 송 지사는 “민주당,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대한 믿음, 그리고 거기에 발맞춰 가고자 하는 송하진이라고 하는 존재가 그래도 다른 후보 가운데 기대할 수 있어서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송 지사는 이번까지 선거를 네 차례 치렀다. 전주시장 두 차례와 도지사 두 차례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 송 지사는 기자들에게 “선거에 한 번 나가봐라”고 할 만큼 결과와는 다르게 선거는 지난한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송 지사는 이번만큼 높은 득표력을 보인 적은 없다. 70.57%. 2위 19.11%를 무려 51.46%p를 앞선 것이다. 표를 분석해 보면 경제 붕괴 진앙이라 할 수 있는 군산, 그리고 인근 익산에서도 평균을 넘는 75%를 득표했다. 여전히 경제 살리기 기대주임이 틀림 없다는 방증이다.

 그의 장점은 스스럼 없고 솔직하다는 점이다.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니라 아무 말이나 물어도 답한다. 누 번의 선거에서도 증명했듯, 송 지사는 발로 뛰는 일을 존중한다. 4년간 경로당을 2번 이상 돌았다고 했다. 물론 부인 오경자 여사를 포함한 말일 것이다. 사람 냄새를 맡는 것만큼 중요한 정치행위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석패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고창군의 유기상 당선인을 높아 평가하는 이유도 유 당선인이 발로 뛰면서 공을 들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제 박준배 당선인, 무주 황인홍 당선인도 모두 뛰어서 결승선을 먼저 도착한 사람으로 평했다.

 4.27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6.12 북미정상회담. 이때마다 경협 테마주가 등장하고 유력 정치인의 경우 그 이름에 걸맞은 테마주가 주식시장을 달군다. 송하진 테마주는 무엇인가.

 송하진이 재선됨에 따라 달라질 전북의 산업은 뭔가를 물었다. 송 지사는 농생명산업과 여행체험산업을 꼽았다. 앞의 농생명은 6기 도정에서 삼락농정이란 대표 브랜드로 농업의 자존감과 성장잠재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후보 시절 후보가 생각하는 전북 미래 먹을거리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자 농생명산업을 들었다. 농업이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봤기 때문이다.

 여행체험산업은 수려한 자연 자원을 가진 전북 단체장이라면 꿈을 꿔야 하는 산업이다. 송 지사는 여행산업이 가져올 미래 산업 규모를 “엄청나다”고 표현했다. 상주인구가 아니라 방문 및 체험인구를 늘려야 잘 살 수 있는 동네가 된다는 이론이다. ‘전북 1000리길’ 구상도 여기서 비롯됐다. 지난 3월 이스타나항공을 이용해 군산에서 제주로 건너간 송 지사가 원희룡 지사와 올레길을 걸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길은 체험산업이어야 하고 경제력으로 닦아 나가는 주요 테마여서다. 인구절벽과 지방소명이란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200만이 안되는 전북인구를 갖고 논쟁을 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송 지사는 갑작스런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7기 도정도 점증적 변화만 있을 뿐이다. 그의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은 ‘정책 오차 수정에 관한 이론’이다. 정책에는 만점은 없고 오차가 있을 따름으로, 그것을 고쳐나가고 해결해 나가는 고도의 정치행위가 있을 뿐이다. 전북 몫 찾기, 자존의 시대 등 그간 변화의 모습을 보였고 정책진화란 단어도 처음 썼다.

 민주당 광풍으로 전국이 들썩인다. 정계개편은 불 보듯 한 가운데 지방정치의 다당제에 대한 회의가 있다. 송 지사는 양당제를 선호한다.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채 민생법안과 남북협상 발목 잡힌 다당제의 현실을 그는 탓하는 것이다. 전북만 해도 여러갈래다. 그것이 전북에 유리하게 기여했고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추경예산에 반대한 것을 떠올린 것이며 그래서 전북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현실적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송 지사는 낙후된 지역은 힘을 모으는 길밖에 없고, 전남과 강원은 당 색깔이 달라도 지역개발과 예산에 관한 한 하나가 된다고 강조한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도민이 원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어디론가 힘이 모이면 좋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선거는 내후년이다.

 승전보를 진즉 들었어도 힘들었다고 했다. 자기 선거가 아니라 당선거를 해야 한느 키 플레이어서다. 찾는 지역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출발선이 다른 후보의 공세에 시달렸다.

 경쟁 후보의 좋은 정책은 정책협의 과정에서 받아들일 생각이다. 만나서 논의하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권태홍 정의당 후보와 이광석 민중당 후보를 떠올렸다. 이 가운데 권 후보의 일부 복지정책에 대해선 TV 토론과정에서 이미 밝혔다. 권 후보는 아동 무상의료 정책을 공약화했다.

 문 닫은 GM군산공장 문제에 대해 송 지사는 재가동과 대체산업을 떠올렸다. 송 지사는 해법을 도지사에게 100% 내놓으란 말에 부담을 갖는다. 정부의 입장은 이해당사자 간 신속한 조치다. 그러나 제안을 끊임없이 궁리하고 산업자원부와 GM 등을 만나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그러면서 ‘말뫼의 눈물’을 상기했다. 2002년 스웨덴 말뫼지역에 있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게 되자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팔았다. 크레인 해체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후 전기·조선업이 사라진 말뫼는 관광산업이 융성했다. 군산의 산업대체를 염두에 둔 말로 해석된다.

 새만금을 송 지사는 개발과 환경보존과의 문제 또는 조화 등 너무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환경과 친인간적 측면까지를 포함해 세계 문명사적 흐름을 생각하고 인류 최대로 완벽히 성공한 한민족 국책사업 모형을 구상중이다. 새만금~중국 해저터널과 카본타워 조성, 신성장 동력산업 창출, 박물관 건립, 신항만 조기 완공,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구축, 2023 잼버리대회 전 새만금 국제공항 활주로 공사 완료 등은 공약으로 내놓았다.

 스마트농생명밸리 조성, 전북산하 1000리 길 조성, 4차산업 혁명대응 빅3 대표사업 육성, 친환경 전기차 보급 및 경유차 저공해화로 미세먼지 저감사업, 우리 아이 정밀검진 건강관리 책임제 등은 송 지사의 5대 핵심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파트너십은 질적으로 변할 게 분명하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는 이미 부울경(부산·울산·경주) 선거 결과에서 보듯, 전국적이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이 동력을 잃을 수 있어 마냥 기대만 하고 있을 수 없는 형국이다.

 요란한 선거를 좋아하지 않는 송 후보이지만 다소 역동적인 유세전을 승인했다. 유세단 평균 나이를 낮췄고 로고송은 밝은 곡을 틀었다. 침체에 놓인 지역에서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란 곡으로 희망을 주고자 했다. 인형도 기꺼이 들었다.

 이번 승리의 지분 가운데 조금은 부인 오경진 여사에 떼어 줘야 한다. 평소 조용한 성격의 오 여사는 방문 요청이 많은 고창·부안·김제 등으로 송 지사를 대신해 출동했다. 정책 공부까지 무장한 오 여사는 악수 인사는 물론 간담회까지 소화하는 능력의 소유자다. 대학생인 딸을 제외하고 막바지에는 서울의 두 아들도 유세차에 잠깐 올랐다.

 ▲송하진 당선자는=1952년 김제생. 강암 송성용 선생 4남. 고려대학교 대학원(행정학 박사). 민선6기 전라북도지사.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 유치. 민선4,5기 전주시장. 시장 시절 한옥마을을 최고의 관광지로 발전. 장점 소통과 협력, 소탈한 성품. 좌우명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취미 서예·시작·걷기. 시집 모악에 머물다 등 2권. 좋아하는 노래 박강성 ‘내일을 기다려’. 주량 맥주 5병. 부인 오경진 여사 사이에 2남 1녀.

소인섭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