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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호 시인, 20번째 시집 ‘하지 무렵’ 출간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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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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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무렵

 “아버지는 깡마른 천수답게 웃자란 늦모를 이양 차 택배 가시고/ 풋보리 그늘까지 훑어다 먹어 하지 쇤 보리꺼끄러기 깜부기는 구경도 못했다… 아무런들 내가 가꾼 하지는 요런 따위 푸성귀밖에 없는 걸, 이 보다 뭣이 더 중허간디/ 이제사 사무치게 당도한 내 유년의 울바자 안 텃밭엔 무서리가 내려버린 것을 어쩌란 말인가”- 시 ‘하지 무렵’중에서.

 조기호(81) 시인이 최근 자신의 20번째 시집 ‘하지 무렵’(9,000원·인간과문학사)을 출간했다.

 조 시인은 여든을 넘은 나이에도 서재를 지키며 시를 쓰는 사람이다.

 어느덧 원로의 반열에 오른 그는 창작에 있어서는 아직도 청춘이라고 자부한다.

 조 시인에게 삶이란 그칠 줄 모르는 단상을 전하며, 오로지 작품 쓰기에만 몰두하게 만든다.

 조 시인은 이번 출간에 앞서 지난 2년 간 모두 400여 편에 달하는 시를 써오다가 고르고 골라 최종 준비 작업을 마친 끝에 시집을 선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시인을 꿈꿔왔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살던 집이 큰 과수원을 했던 덕택에 신석정 시인이 그 곳에 자주 놀러와 교감을 나누기도 했단다.

 이렇게 시인으로서 감수성을 한 겹 씩 쌓아가던 조 시인은 메마르고 푸성귀 밖에 없던 원고지 위에서 삶의 단상들을 모아 한 편의 시로 완성했다.

 이번에 시집을 출간하기까지 평생을 시인으로 살아 오면서 20권의 시집을 출간한 그는 직설적이면서 관능적인 감각을 되살려 향토적인 정서를 한데 담았다.

 그러나 ‘시는 농익어야 제 맛’이라는 시인의 철칙대로 작품 속 마다 어떤 수식어나 미사여구는 포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시에는 투박한 멋이 있고 시를 통해 삶의 연륜이 묻어난다.

 “깨닫지 못하고 흐르는 건 강물이 아니었고/ 물 없이 흐르는 저 하현달도 깨닫지 못하고 가는 게 아니었다… 한 조각 성근 조용함도 너와나 천년의 스침이라면/ 빈 까치집에 잠들어있는 무심을 앞세워 길나서야 겠다”- 시 ‘사는 게 마려우면’ 중에서.

 그는 시집에서 시인의 말을 통해 “스무 번째 시집을 엮음에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부른다’는 카를 마르크스의 이행법칙을 믿고 저지르는 소행머리가 결코 아님을 감히 밝힌다”며, “80평생을 겪어온 손때 묻은 연륜과 저 세상 가기 위해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기특하고 가상함이 스며든 것들 몇 편을 꾸려 조제해 보았다”고 밝혔다.

 조기호 시인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시집 ‘저 꽃잎에 흐르는 바람아’, ‘바람 가슴에 핀 노래’, ‘산에서는 산이 자라나고’, ‘가을중모리’, ‘새야 새야 개땅새야’ 등을 펴냈다.

 지금까지 전주문협 3, 4대 회장과 문예가족 회장, 전주풍물시동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전북문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 시인의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목정문화상, 전북문학상, 표현문학상, 전주문학상, 김대중 후광 문학상 등이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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