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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미술계의 새로운 도약과 비상(飛上)을 기대하며
이태호 미술평론가/익산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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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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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담론들이 논쟁의 쟁점이 되고 있는 현대미술은 새로운 매체(media)의 확장과 장르의 해체, 주제의 다양성 등으로 인하여 다원화(多元化) 현상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미술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현대미술의 흐름과 급속한 변화 속에서 지역미술계의 현실을 되돌아보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듯한 느낌이다. 2004년 10월, 전북도립미술관이 건립된 이후 정읍시와 익산시에서도 시립미술관을 개관하였고 올해에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전주팔복예술공장 등이 개관되어 전북미술계는 한층 고무된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전시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전문 기획자나 미술평론가, 미술작품 수집가(Collector)의 부재 등 그 열악한 구조로 인하여 전북에서 현대미술과 미술작품에 대한 진지한 화두(話頭, top issue)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전북미술계의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불가사의(不可思議)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역의 젊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고 전주우진문화공간이나 전주교동아트미술관, 전주서신갤러리, 익산W미술관, 완주오스갤러리, 군산문화공간여인숙, 부안휘목미술관 등 지역을 대표하는 창작공간들의 꾸준한 활약과 더불어 전주서학동사진관, 성암아트홀, 삼례문화예술촌, 군산예깊미술관, 군산이당미술관, 갤러리남부, F갤러리 등 새로운 전시공간들이 개관한 것은 좋은 사례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미술계가 더욱더 발전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무엇보다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그나마 있는 공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훌륭한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그 기능과 역할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공간들이 많은데, 이것은 기획전시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전문적인 안목과 식견, 경험 등을 두루 갖춘 전문 기획자의 부재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 지역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예산의 부족과 전문기획자의 부재는 결국 작품과 작가의 선정뿐만이 아니라 전시 주제 및 프로그램의 기획, 홍보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결국 지역 전시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화랑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점점 사라져가고 활력을 잃어가는 사설화랑들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전북미술계는 외형적으로 늘어난 전시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전시의 내용과 질(質)적인 부분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전시들이 여전히 특정된 장르에 편중되어 있고 몇몇 기획전과 특별전은 비슷한 규모의 중앙 및 타지역의 전시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마치 ‘맛보기’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수많은 전시들 중에 전북미술계에서조차도 커다란 감흥과 새로운 화두를 던져줄 수 있을 만큼 눈에 띄는 전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공공미술관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대미술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종합예술’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전라북도 미술계는 여전히 미술 분야만이 아닌 타 분야와의 만남을 시도한다거나 조금 더 진보적이거나 실험적인 전시방식은 시도하지 못하거나 미흡한 것 같아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런 아쉬움은 결과적으로 지역의 열악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것이 또 다른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더욱 착잡한 것은 이런 악순환과 구조적인 문제들이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의 빛은 존재한다. 왜냐하면 전북의 미술계 역시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새싹과도 같이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젊은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미술계의 희망은 바로 젊은 작가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의 젊은 작가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정방식에서 논쟁이 있었지만, 최근 전북도립미술관을 비롯한 공공미술관들이 젊은 작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신진작가들을 양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타 작가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전북미술계가 새로운 시스템과 젊은 작가들을 발판삼아 힘찬 도약과 함께 새롭게 비상(飛上)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태호<미술평론가/익산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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