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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에 대한 착각과 편견
안도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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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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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는 한자로 지킬 ‘보(保)’와 지킬 ‘수(守)’자를 써서 ‘지키어 보존한다’는 의미가 있다. 반면 진보는 나아 갈 ‘진(進)’과 걸음 ‘보(步)’자 써서 ‘나아가는 걸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어로만 해석하면 보수는 변화를 싫어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진보는 발전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선입견을 갖기가 쉽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차이는 무엇인가? 보수주의는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옹호하며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하여 국민이 발전하면 사회 전체도 나아진다는 주의다. 그러므로 보수주의는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한다. 또한 정부의 통제나 간섭은 곧 퇴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 경제를 지지한다.

 반면에 진보주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인간의 불평등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주의는 성장보다 분배를 더 중요시한다. 그리고 공평한 분배와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우리는 보수와 보수주의, 진보와 진보주의를 혼동하여 착각과 편견을 갖고 있다.

 즉 보수는 새로운 것을 반대하고 재래의 풍습이나 전통을 유지하려하며 진보는 역사 발전에 따라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보통 젊은 사람일수록 진보적 성향이고 나이 든 사람일수록 보수적 성향이며 개혁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존재는 발전할 수 없고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데서 그렇다. 하지만 보수가 진보보다 더 개혁적일 수도 있다. 문제는 어느 쪽이 더욱 더 국가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경제발전을 기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주체가 진보주의라는 착각과 편견을 갖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 중 무엇이 더 좋은가’란 질문에 ‘진보’라는 답변이 더 많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안정과 개혁 중 무엇이 더 좋은가’라는 설문에는 ‘안정’이 더 높게 나왔다. ‘안정’이 더 좋다는 것은 진보보다 보수를 더 선호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안정’이 좋다면서도 ‘진보’가 더 낫다고 답하는 자가당착의 모순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보수를 개혁 거부의 수구로 곡해하고 진보를 개혁의 참신 세력으로 착각하고 있다는데 연유한 것이다.

 마치 보수와 진보를 냉전시대의 산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며 그것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시각도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념의 문제보다는 현실의 문제이며, 현실에 입각하여 현실의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할 때이다.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판단은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식의 주장과 같다. 우리는 이미 보수주의와 진보주의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입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와 사회의 제반 제도를 급격하게 바꾸기보다는 기본 제도에 안주해 온 사고를 바꾸고, 나쁜 관행을 양산하는 법을 제정, 개정하여 모든 부정, 부패를 척결하여야 한다.

 둘째,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기본적 체제를 혁명적으로 바꾸기보다는 국가사회의 제반 병리현상을 신속히 없애려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남북문제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차원이 아니라 민족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고와 정책을 채택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이 나름대로 보수와 진보의 절충적 입장으로 나누어 열거해 보았지만, 과연 두 입장이 첨예한 대립 구도를 갖는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안정적 개혁’, ‘개혁적 보수’, ‘국민적 보수’, ‘개혁적 중도 보수’ 등의 구호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기존 틀 안에서 부분적,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것 같다. 또한 진보주의 입장에서도 자유, 자본주의를 부정하거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예측 불능의 혼란을 가져오는 개혁을 하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복리국가라고 한다면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하는 몇 가지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정치가들도 표를 얻기 위해 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에 앞장서기보다는 정책적 대결로 접근하여야 한다.

 안도<전북예총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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