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시간은 희망인가?’
‘남아있는 시간은 희망인가?’
  • 조석중
  • 승인 2018.06.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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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 있는 나날

 일상에서 선택과 후회는 반복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노벨문학상의 수상작 <남아 있는 나날>은 영국의 대 저택 달링컨 홀에서 평생 흔들리지 않고 자기 일에 헌신해 온 한 집사 스티븐슨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설이다. 직업관, 품위 있는 삶의 가치, 그러나 어쩌면 자신의 삶은 없었던 스티븐스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준다. 자신을 돌아보며, 그의 삶이 조명되지만 사실 그는 가장 미련을 놓지 못하는 기억이 중요한 선택이기도 하다.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당신은 하루의 일을 끝냈어요. 이제는 다리를 쭉 뻗고 즐길 수 있어야. 내 생각은 그래요. 아니,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요.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저녁이라고.”

 가끔은 인생의 시계를 다시 돌아보며 그제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들이 많이 있다. 그 깨달음이 새로운 희망과 의미를 주기도 한다. 인생에 대한 성찰의 가치와 의미이다.

 주인공 스티븐스에게는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이 수차례 있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것인지, 자리를 비우지 않고 계속 일을 할 것인지의 순간을 먼저 떠올린다.

 사랑에 있어서 선택은 미련과 아쉬움으로 남는다. 함께 일했던 켄턴 양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일은 직업정신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녀를 모질게 대했던 순간들도 그의 기억에 남아있다.

 자신이 내린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소설속 스티븐슨의 자기 자신의 선택을 대하는 방식에 주목해본다. 자신의 선택, 그리고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순간 ‘품위’를 언급한다.

 일과 직업관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해준다. 최고의 집사가 되기 위해 달링턴 경을 모시는 것 외에는 모두 부수적인 일어 되어야 하기에 자신의 가족, 사람, 심지어는 가치관까지도 버려야 했다. 누구나 선택을 위한 기준들이 존재하지만 스티븐스에게는 ‘품위’라는 단어로 존재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다음과 같이 묻는 듯하다.

 ‘집사’로서 기준을 세우는 일이 평생을 다 소모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즉 내가 해야 할 그 일이 ‘나’ 자체를 소모하고 없앨 만한 권한과 가치를 지니는가?

 나는 과연 스티븐스과 다르다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과 가치관을 실행할 용기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과거의 선택을 돌이킬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나약하기에 선택의 결과를 모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설의 제목인 ‘남아 있는 나날’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남아 있는 나날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가끔은 시간을 돌아보며 나의 기준과 선택이 옳았는지를 고민하고 뒤돌아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글=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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