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과 담낭암’
‘담도암과 담낭암’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6.05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많은 의학정보의 홍수 속에도 여전히 잘 모르는 암이 있다. 담도암과 담낭암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암이 생긴 다해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소화기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은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담도암과 담낭암 환자 수는 전체 암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다른 암과 비교해 환자 수는 적은 편이지만 전체 암 환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담도암과 담낭암 환자 수의 비율은 2.7% 증가했다. 전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성훈 교수의 도움말로 담도암과 담낭암에 대해 알아본다.

 ▲정의

 담도암은 담관암이라고도 하는데 담도에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를 말한다. 담도암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선암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방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간 내 담관, 담낭(쓸개), 간 외 담관을 차례로 거쳐 십이지장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담즙의 통로에 종괴가 생기면 담도암이라고 한다. 담도암은 위치에 따라 크게 간 내 담도암과 간 외 담도암으로 나뉜다. 간 내 담도암은 해부학적으로 간암과 위치가 비슷하지만 예후와 치료 방법이 다르다. 간 외 담도암 중에 담도가 간으로 들어가는 간문부암은 수술적 어려움 때문에 따로 분류하여 정의한다.

 담낭은 간의 우엽쪽으로 치우쳐 우엽과 좌엽 사이 아래면 오목에 붙어 있다. 전체 길이 7cm, 폭은 3cm로 간에서 분비되는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 농축하는 주머니로서 창자 안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수축해 소화액인 쓸개즙을 내어 소화를 도와준다. 담낭암은 담낭(쓸개)에서 생기는 암으로 선암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선암종이 예후가 좋지 않다.

 ▲원인

 담도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담관 내부를 이루는 담관세포에 만성적인 염증이 있거나, 담관결석, 경화성 담관염, 간디스토마(간흡충증), 염증성 대장질환, 담관이 선천적으로 확장되어 생긴 담관낭종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담낭암은 담낭 점막의 만성적인 자극과 염증으로 상피세포의 변화(이형성)를 가져오고, 암으로 발전한다고 본다. 담석, 석회화 담낭, 담낭용종, 췌담관이 만나는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췌장액이 담관 내로 역류하여 발생하기도 하고, 만성 장티푸스 보균 상태, 유전적 또는 인종적 요인, 감염, 발암 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 약물, 위수술 등이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증상

 담도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황달이다. 암에 의해서 담관이 막히면 담즙이 흐를 수 없게 되고, 막힌 부분보다 위쪽에 있는 담관에 담즙이 가득 차면, 압력이 높아져 결국 혈관으로 거꾸로 들어가게 된다. 담관염이 없는 한, 열은 대개 없고 담간 폐쇄는 서서히 진행되므로 황달은 담관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도암의 초기에는 황달 증상은 없고 비특이적인 복통이나 간 기능 검사 이상, 담관염 증상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담낭암은 담도암에 비해 담도의 폐쇄가 더 늦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담석이 있을 때와 비슷한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이 늦어지는 원인이 된다. 담석을 합병한 경우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심한 통증이나 오른쪽 등으로 퍼지는 통증으로 비교적 빨리 발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담석이 동반 되지 않은 경우 담낭암이 많이 진행된 후 비특이적인 증상인 쇠약감과 체중 감소 등으로 처음 발견될 수도 있다. 담낭암이 진행되면 담도를 막거나 암으로 인해 커진 담낭이 담도를 눌러서 황달과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

 치료 방법은 수술적 치료, 항암치료, 보존치료가 있다. 수술적 치료가 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지만 전체 담도암 환자 중 광범위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40-50% 정도에 불과하다. 담도암이 간 내에 위치한 경우 간내 침윤 정도에 따라 우측 또는 좌측 간엽을 절제하고, 간문부에 있는 담도암은 종양의 크기보다 종양이 간의 어느 방향을 더 침입했는지에 따라 절제할 간을 정하기 때문에 종양의 단순한 크기보다 수술 후 남아 있는 간의 기능이 수술 결정에 중요하다. 간문부 담도암을 제외한 간외 담도암은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담도암은 담도의 폐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간담도 배액술을 시행한다. 배액술은 역행성 담췌관 조영 내시경 시술과 경피적 배액술 중에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플라스틱 또는 금속 스텐트를 담도 내에 삽입하게 된다.

 담낭암도 일반적으로 담도암에 비해 예후가 더 나쁘다. 전체적인 5년 생존율이 5% 정도로 다른 암에 비하여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지만, 병기에 따라 예후의 차이가 있으므로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담낭의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30% 정도 환자만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 임상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70-80% 정도는 수술 당시 완전 절제가 불가능하며 대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거나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담낭의 점막이나 근육층 내에 국한되면 담낭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2기나 3기와 같이 진행된 담낭암인 경우 간 부분절제 및 주위 림프절을 포함한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4기의 일부에서 간췌십이지장절제술 및 간인대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도하지만, 완치율은 높지 않다.

 

 소화기내과 김성훈 교수 “소리 없이 다가오는 담도암과 담낭암, 내시경만 해서는 안 돼요”

 대학병원에서 담도암과 담낭암이 진단되는 많은 환자 분들이 ‘나는 해마다 검진 내시경을 받았는데 왜 담도암(또는 담낭암)이 발견 되지 않았던 거죠?’ 라고 질문을 하시곤 합니다. 소화 불량이 있고 복부 불편감이 있다면 위내시경과 반드시 필요하지만, 증상이 반복되지만, 위내시경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었다면 꼭 복부 초음파 또는 복부 CT를 시행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담도암과 담낭암은 증상이 있으면 치료가 어려워서 위험인자를 가지고 계신다면 정기적인 복부 영상검사를 시행 받고 위험요인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할 수 있는 담도암의 위험요인 중의 하나는 간디스토마(간흡충)입니다. 간흡충증의 예방을 위해 익히지 않은 민물고기 섭취를 피하고 간흡충에 감염되었을 때는 치료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위험인자로 알려진 간 내 담석증, 담관낭종, 궤양성 대장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이미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담낭암의 경우 담낭 용종, 만성 담낭염,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위험인자로 알려졌습니다. 담낭암의 위험인자가 있는 분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정기검진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다른 장기에 비해 담낭은 예방적 절제술 위험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술 대상이 된다면 담낭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담낭절제술을 시행 받는 것이 좋습니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