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 변호사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한승헌 변호사 ‘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5.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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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법조 경력 60년을 넘긴 한승헌 변호사는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는 사회야 말로 성숙한 민주 사회라는 확고한 신념을 내비친다. 그동안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법치주의는 불행하게도 오해와 왜곡의 대상이 되어 오히려 국민의 권리를 침해해왔기 때문이다.

한국 법조계의 산증인 한승헌 변호사의 말과 글을 담은‘법치주의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삼인·1만6,000원)’가 출간됐다.

 이 책에는 한 변호사가 했던 강연과 강의, 인터뷰, 대담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평생에 걸쳐 강연하고 발표하고 대담한 원고 중에서 책으로 묶이지 않은 텍스트를 모은 산문집이다.

 한 변호사는 민주사회의 근간이랄 수 있는 법치주의가 위협받아온 시대의 불행을 증언하면서, 법치주의자로서의 소신과 원칙을 가감없이 설명한다. 그리고 휴머니즘에 입각한 우리 시대의 멘토로서 지켜온 삶의 가치와 철학, 인간과 세계에 대한 유려한 식견과 사유를 보여준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사법부의 역할이다. 그는 머리말을 통해 “박정희 독재정권의 유신 치하와 그 뒤이은 군사정권 시절에 보여준 망신스러움은 돌이킬 수 없는 치욕이었다”며 “국민들이 힘겹게 싸워서 탄생시킨 민주정부의 출현으로 그 증세가 한때 바로잡히는가 했으나, 그것은 사법부 자신의 힘이 아닌, 법원이 죄인이라고 낙인찍은 피고인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쟁취한 민주화 즉 권력 간섭 배제의 반사적 현상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것은 사법부가 인권의 마지막 보루일 뿐 아니라 법치주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점이다. 역사의 현장마다 마땅한 목소리를 내왔던 한 변호사는 정치권력과 밀착되어 자기 책임을 방기한 사법부의 잘못을 성찰하는 동시에 정권을 잡은 집권세계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빠뜨리지 않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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