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북 고용문제, 해법을 찾아보는 제언
위기의 전북 고용문제, 해법을 찾아보는 제언
  • 윤진식
  • 승인 2018.05.29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 전문가등이 포함된 상시 고용-노사연대협의체를 만들어서 도민의 지혜를 모아 미래를 대비하자.
 지금 전북 경제상황은 누가 뭐라고 해도 좋지 않고 당분간 호전될 기미도 없다. 5월 31일이면 지엠군산공장은 공식 폐쇄된다. 지엠군산공장은 국내에서 폐쇄되는 첫 완성차 공장이 되었고, 또한 군산은 우리나라 3대 주력업종 중 자동차와 조선이 철수되는 첫 도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군산공장이 폐쇄되면 정규직, 사내외 하청업체 등 전체적으로 약 1만 3천여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인구의 역외유출은 증가할 것이고, 2.3차 협력사들의 줄도산이나 타지역으로의 이전, 그리고 관련 업종들뿐만 아니라 관광, 음식 및 소비시장 역시 극도로 위축될 것이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정부에서는 각종 지원대책을 발표하지만, 산업구조적인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선이라면 크게 실효성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비롯된 전북소재 대기업의 잇단 폐쇄로 전북 경제는 최악의 블랙홀에 계속 접어드는 상황으로 악화하여 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정말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데도 우리 전라북도에는 이런 상황과 관련하여 책임지는 사람이나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으며, 향후 이러한 상황의 재발방지를 위한 진지한 ‘범도민적 대화협의체’하나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유치의 실적은 언제나 언론에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정작 공장폐쇄나 타지역으로의 이전 등의 문제가 터지면 고작 항의집회나 하고 대기업을 찾아가 농성을 하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그 많은 지역신문이나 방송사들도 이처럼 엄청난 사태에 대하여 특집판 하나 없이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비단 이번 사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경영상황에 의하여 공장폐쇄나 이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관리가능한 범위는 아니라 하더라도 유치된 기업들에게 그동안 어떠한 노력들을 통하여 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노력들을 얼마나 하여 왔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군산경제의 근간, 아니 전북경제의 지형도가 흔들리는 이 엄청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뒤돌아보고 자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며, 향후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능한 범위내의 대안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나 지엠군산공장 같이 전후방 연관효과가 많은 업종의 폐쇄는 그 여파가 너무나 심각하다. 한 도시가 폐허화 되는 것을 외국의 사례를 통하여 많이 보아왔지 않은가? 이런 상황으로 말미암아 문재인 정부의 핵심목표인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하여 전북은 답보상태를 넘어 오히려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이 되었고 향후 그 악화정도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청년실업문제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닌 이른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양질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거나 우량기업들을 유치해서 전북의 청년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 지금 상황상 가장 필요한 일일 것이다.

 전북에는 대기업들이 많지 않다. 향후 현대중공업이나 지엠군산공장과 같은 대기업들의 유출을 막고 또한 다른 우량기업들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또한 그 토대위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대안들을 이제는 정말 범도민적으로 진지하게 모색하여야 한다. 여러 대안이 있겠지만, 필자는 지자체, 경영인, 시민단체, 전문가 등등 각계각층의 도민들이 모여서 상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을 만들어내는 ‘(가)고용 연대협의체’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을 한다.

 이와 같은 연대협의체를 통하여 기능적으로 유망기업을 유치하고, 또한 기존 기업들을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여 정착시키는 지혜를 함께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또한 각 파트별로 분리되어 추진되는 일자리 기능들을 통합하여 청년, 여성, 노인, 장애인 등등 일자리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도록 하게 한다. 또한 협의체의 주관 하에 수시로 고용창출과 노사상생을 위한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하여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정책과제를 개발해서 전북형 고용창출 방안, 전북형 노사관계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낙후된 지역이라고 한탄만 하고 있다면 누가 우리 전북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것인가. 이제는 관계자 일부가 아닌 전북도민이 하나 되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윤진식<(사)대한노사발전연구원장/신세계노무법인 대표노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