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토론, 동네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선거방송토론, 동네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 강수원
  • 승인 2018.05.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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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Inter-Korean Summit)이 개최되었다. 온 국민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은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며 환호했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영국 등 주요국들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및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 정상이 만나 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추진과 양국의 경제교류 등을 논의한 정상회담은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서로 처해있는 상황과 이해관계에 대한 첨예한 갈등이 있을 때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양 당사자가 만나서 충분한 대화와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이 이에 대한 좋은 예이다. 이러한 이치(理致)는 국정운영뿐만 아니라 선거(選擧)에서도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이 개최되었다. 과거 대선에서 유력정당이 자신들의 세 과시를 위해 돈을 주며 사람들을 유세장으로 동원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각종 불법행위가 만연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유세를 폐지하고 대신 TV 방송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선거공약과 정책이 널리 알려지도록 하기 위해 선거방송토론을 1997년 법제화하였다. TV를 통해 선거방송토론을 실시한 지 20여년이 지났다.

 지난 20여년 동안 선거방송토론은 그 범위가 조금씩 확대되어 현재는 대통령선거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선거, 광역단체장선거, 기초단체장선거에서도 후보자를 대상으로 TV 토론을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시청이 용이하지 않은 방송시간(야간 11시 이후), 너무나 기계적인 방송진행, 제대로 된 토론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참석자의 수(4인 이상) 문제 등은 현재에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TV토론과 관련하여 선진국의 예를 간략히 살펴보면, 미국은 1956년 민주당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TV토론에서 2명의 경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최초 실시되었다. 그 후 1960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존 케네디(John F. Kennedy)와 공화당 리차드 닉슨(Richard M. Nixon)간의 양자 TV 토론이 개최된 후 대부분 양자 토론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은 1961년에 처음 총리후보자 TV 토론을 개최하였다.

 연방의회선거 중 재임총리인 콘라드 아데나워(Konrad Adenauer)에게 제1야당 총리후보인 빌리 브란트(Willy Brandt)가 토론을 제안해서 이뤄졌고, 그 후 총리후보자 TV 토론은 양자토론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1974년에 처음 대통령후보자 TV 토론을 개최하였다. 프랑스 대통령선거는 결선투표제(1차투표 후 2명을 대상으로 2차투표 실시)를 채택하고 있다. 1974년 대선에서 10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1차 투표 실시 후, 2차 투표(결선투표)에 오른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Valery Giscard d‘Estaing)과 프랑소와 미테랑(Francois Mitterrand)이 양자토론을 했다. 그 후 프랑스 또한 양자 토론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양자토론(Dual)방식으로 진행되는 반면 우리의 TV 토론은 참석후보자 수(2∼5인)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로 인해 ‘정책토론’이나 ‘공약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경직된 토론진행방식과 야간시간대 방송으로 인한 시청곤란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6.13 지방선거가 불과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후보자 선택에서 최우선순위는 무엇보다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공약이 무엇이며, 재원은 어떻게 확보하고, 언제쯤 어떻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 꼼꼼히 비교·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거방송토론이 유권자들에게 동네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정당, 후보자, 방송관계자, 시민단체와 모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Acting)가 필요하다.

 강수원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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