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을 키워주세요
공감능력을 키워주세요
  • 이길남
  • 승인 2018.05.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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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다는 함께하는 미래
  계절이 달라지고 있다. 벌써 낮에는 30도 가까이 치솟는 지역도 있고 주변 풍경도 아카시아 하얀 꽃이 주렁주렁 달렸나 싶었더니 어느새 빨간 들장미가 넝쿨을 이루며 피어나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봄에 뾰족뾰족 새싹으로 나온 연하디 연한 연두빛깔 나뭇잎들이 처음에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른 색이었는데 이젠 너도 나도 같은 초록색을 향해 물들어 산과 들이 온통 초록나라다.

  모내기를 마친 물이 담긴 논들을 바라보는 것도 시원하고 새로 줄을 맞춰 모종을 심어놓은 밭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심어놓은 모와 모종들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받고 비바람치는 장마와 태풍을 이겨내면서 점점 자라 벼이삭이 되고 고추가 되고 호박이 되며 맛있게 익어갈 것이다.

  학교 텃밭에도 방울토마토, 고추, 고구마 등 이런 저런 모종이 심어졌다. 선생님과 함께 풀을 뽑고 밭을 만들어 앞으로 키울 모종을 정성들여 심었기에 관심있는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면 달려와 자신의 토마토나 고추가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보느라 바쁘다.

  좋은 땅에서 적절한 양의 물을 먹고 햇살을 충분히 쪼인 작물들이 튼실하게 잘 자라듯이 우리의 아이들도 집과 학교를 오가며 늘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재미있는 활동도 하면서 날마다 쑥쑥 자라고 있다.

  한 자리에 심어지면 그 자리에서 오롯이 견뎌내며 자라나는 작물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유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고, 주인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을 느껴 더 잘 돌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현재에도 그렇지만 미래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감능력, 대인관계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 정보를 얻고 공유하며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해오던 토론하며 학습하던 ‘하브루타 학습법’이 요즘 뜨는 이유가 미래에서는 혼자서만 똑똑해서는 문제해결을 해가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실에서 선생님의 목소리만 계속 들리는 수업시간은 바람직하지 않다. 좀 소란스럽더라도 아이들끼리 의사소통을 하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주어졌거나 스스로가 정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나와 다른 친구의 의견을 듣고 더 나은 생각이라면 받아들이고 아니라면 상대방을 설득하면서 더 나은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열 살짜리인 내 아이가 미래를 책임지는 주인공이 되는 시간은 길어야 이삼십년이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같이 아파해주고 어려운 일을 스스로 도와줄 줄 아는 ‘공감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여러 가지로 고민해볼 일이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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