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에서 낙후된 전북지역의 미세먼지 수치와 주의보 발생 빈도가 전국 최상위권이라는 분석에 이어 청정 전북이 무색할 정도로 도민건강을 위협하는 위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라돈은 우리가 사는 집 주변에서 노출될 수 있는 방사선을 내는 1급 발암물질이다.
환경부가 내놓은 2016년 겨울철 주택 라돈 농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 주택의 라돈 농도는 평균 117Bq/㎥로 전국 평균 95.4Bq/㎥보다 21.6Bq/㎥나 높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강원도 149.7Bq/㎥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높은 수치다. 전북의 라돈 수치는 매년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해 심각성을 더해준다. 2012년 184Bq/㎥로 전국 2위, 2014년 138Bq/㎥로 전국 1위 등이다.
지역별 공동주택의 실내 라돈 수치도 기준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2016년 겨울철 기준 공동주택 내 실내 라돈 수치를 보면 완주군 217.8Bq/㎥, 진안군 198.9Bq/㎥, 장수군 190Bq/㎥, 순창군 141.6Bq/㎥, 전주 덕진구 128.8Bq/㎥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계 보건기구 기준 100Bq/㎥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내 라돈의 80~90%는 토양이나 지반의 암석에서 발생한 라돈 기체가 건물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에 침투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내 환기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실내에 침투된 라돈이 폐로 유입돼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라돈은 무향 무취 무미의 자연방사능 물질이기 때문에 실내로 침투되면 호흡을 통해 체내로 흡입된다. 라돈은 폐암 발병 원인의 3~14%를 차지, 흡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폐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상의 태반을 생활하고 있는 주택의 실내 라돈 수치가 이렇게 높다는 것은 발암물질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나 같다. 자연적인 현상이라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해선 안 된다. 보건당국은 적극 계도와 취약한 환기 환경의 개선 등 라돈 노출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저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