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뉴스 자치행정 오피니언 포토ㆍ동영상 스포츠ㆍ연예 사람들 보도자료
사설
모악산
데스크칼럼
기자시각
정치칼럼
전북시론
경제칼럼
프리즘
시시각각
아침의 창
세상읽기
도민광장
특별기고
독자투고
독자기고
사회칼럼
 
> 오피니언 > 도민광장
도민광장
하나 됨을 위한 기원
장상록 예산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5.2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google_plus 네이버밴드 msn
나와 같은 학번인 직장 동료가 1년간 휴직을 하고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인 그에게 생업은 여전히 낯선 풍경이었는지 모른다. 전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내가 느꼈던 그것처럼. 그리고 그와 내가 존재하는 공통의 영역은 낯선 일과만이 아닌 시간과 고민의 테두리까지 포함할 것이다. 그와 중국 생활에 대한 얘길 나눴다.

  불행한 것은 그가 있던 1년은 싸드 정국이었다. 유학생인 그에게도 중국인들은 냉정했다고 한다.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은 중국인 택시기사가 도중에 내리게 했다는 일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시나리오일까.

  그나마 수확이라면 중화주의에 사로잡힌 중국인들의 본마음을 확인한 것이라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더 이상 한자를 쓰지 않으려 합니다.” 중화주의는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의 오랜 표상이다. 만일 등소평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경고했던 중국의 모습이 중화제국주의이고 현재의 중국이 그것을 지향한다면 그것은 중국인은 물론 세계인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문무왕이 일통삼한의 위업을 성취할 당시 당나라는 세계최고의 제국이었다. 그들이 한반도 상황에 개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고려의 통일과정에는 중국왕조의 개입이 없었다. 중국의 분열기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에겐 또 하나의 통일이 필요하다. 앞 선 두 번과 다른 것이 있다면 중국 외의 변수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남과 북이다. 우리에게 서로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80년대 국어 교사가 수업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북한 강계는 미인이 많기로 유명하죠.” 교사는 그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며칠 후 영문도 모른 체 끌려간 취조실에서 그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당신, 북한 강계 가봤어?” 물론 그는 강계에 가보지 못했다. 그 질문은 쿠바의 아바나에 가보지 않은 내가 아바나에서의 헤밍웨이에 대해 말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같다.

  놀라운 것은 안기부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위다. 수업을 듣던 학생 중 한 명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나선 것이다.

  비슷한 시기 전주고 강당에서 강연이 있었다. 유학도중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대학생들의 안보 강연이었다.

 북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던 나는 그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강연이 끝나고 그들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누군가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북한에서는 부모 자식 간에도 서로 고발하고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순간 짧지만 강렬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북한 유학생은 이렇게 답했다.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북쪽이라고 다르겠습니까?”

  나는 내가 듣고 본 그 두 상황 속에서 미움과 불신이 형제를 어떻게 악마화 할 수 있는지 충분히 알게 되었다.

  연방제와 평화협정이 남쪽에서 오랜 기간 어쩌면 지금까지도 금기어가 된 것은 동무라는 단어가 남쪽에서 사라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악마의 제의와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그런 양상은 남쪽만의 문제는 아니다.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한 주한미군철수는 남측의 의구심과 경계만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1968년 청와대 습격사건이나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벌어진 도끼만행사건은 물론 최근의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일촉즉발의 심각한 상황 속에서 한국의 보복공격을 억제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한미군의 존재였다. 매파는 북쪽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의 핵 위기는 민족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시기에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온 민족은 물론 전 인류에게도 희망과 복된 소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회는 남과 북 모두 서로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고 민족공영의 길로 나서야 할 절호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남과 북 모두에게는 강고한 장벽들이 여전히 등장 할 것이다. 그것은 남과 북 각자의 내부에서부터 오는 것일 수도 있고 외세의 부당한 간섭일 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민족은 주변국에게 받을 빚은 있지만 갚을 빚은 없다.

 장상록<예산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장상록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google_plus msn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베스트 클릭
1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발표
2
송하진 전북도지사 군산 화재현장 방문
3
호재에도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부정적
4
전주 효자4동과 5동 분동, 혁신동 신설
5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막 내려
신문사소개기사제보독자투고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편집 : 2018. 6. 20 21:47
전북 전주시 덕진구 벚꽃로 54(진북동 417-62)  |  대표전화 : 063)259-2170  |  팩스 : 063)251-7217  |  문의전화 : 063)259-2176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북 가 00002   |  등록일 : 1988년10월14일  |  발행인, 편집인 : 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상기
Copyright 2011 전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omin.co.kr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