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은 농업인의 삶터이자 국민의 쉼터이다
농촌마을은 농업인의 삶터이자 국민의 쉼터이다
  • 유재도
  • 승인 2018.05.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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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의 기운은 하루가 다르게 번져가고 전나무의 비늘잎조차 연한 살결같이 부드러운 신록의 달이다. 바람에 일렁이는 푸른 보리밭은 마치 유혹하듯 손짓하며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5월 농촌의 풍경은 이렇듯 언제나 우리에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小確幸)’을 선사한다.

 얼마 전 정부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반영된 개헌안을 내놓았다. 농산물 생산이라는 본원적 기능 이외에도 식량안보, 경관 및 환경보전,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 다양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 셈이어서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헌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걸맞은 농촌마을을 가꾸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농촌마을을 가꾸기 위해서 많은 곳에서 환경 정화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되었지만,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면서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농협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고 도시민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캠페인’을 연중 전개한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달 30일 전북 무주군을 비롯해 전국에서 동시에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을주민들이 농업·농촌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농촌을 농민의 삶터이자 국민의 쉼터로 만드는 데에 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과거와 달리 폐비닐이나 농약 빈병 등 폐영농자재 수거에만 그치지 않고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5대 중점사업을 자체 선정해 추진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 5대 중점사업은 클린인증마을 선정, 벽화 그리기 지원, 노후주택 개보수, 화훼테마마을 조성, 축사 주변 식목사업 전개로 구성되어 있다.

 각 사업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선 농촌체험마을 가운데 20곳을 클린인증마을로 선정하여 위생적인 모범마을로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을에 세탁설비를 설치하고 환경위생 전문 업체와 제휴해 향균·방제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벽화 그리기 지원 사업은 전문가, 지역 봉사단과 공동으로 추진하는데 타일벽화·유리벽화·트릭아트(착시효과 그림) 등을 선보인다.

 노후주택 개보수 사업은 농협 ‘농업인행복콜센터’와 함께 취약농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목적으로 특히 홀몸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재래식 화장실을 쾌적한 시설로 개보수 한다. 화훼테마마을 조성은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위해 마을입구에 꽃길을 조성하고 빈터와 산책로에 꽃, 나무를 심어 농촌을 찾는 도시민에게 힐링의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축산 주변의 경관개선과 악취제거를 위해 식목 사업을 실시한다. 농장 주위에 탈취효과가 큰 편백나무, 측백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을 심어 축산업의 냄새나고 더러운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하여 농장 주변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 캠페인이 활성화되면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이 한층 많아져 농업인들의 농가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귀농·귀촌 인구도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국민 가운데 절반가량이 은퇴 후 삶을 농촌에서 보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 환경이 더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이 캠페인이 농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스스로 전파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것인 만큼 반드시 지속가능한 모델로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업인에 대한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우리의 농촌자산을 후대에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전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과 노력을 기대해 본다.

 유재도<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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