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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생존기 ‘노는 게 아니라 기획하는 겁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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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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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주위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하지만 나를 말리는 목소리가 많을수록 대부분 성과가 괜찮았기에 이번에도 주위의 우려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무인 서점이라는 콘셉트로 책방을 열겠다고 하자, 주변사람들은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도둑이 들 수 있다’, ‘물건이 망가질 것이다’ 등의 이유였다. 그러나 그가 누구였나? 반대에 부딪힐 때면, 신발끈을 더욱 당당히 매던 열혈청년 아니었던가? 그렇게 전주 영화의 거리에 만들어진 ‘두권책방’은 입소문을 타고 지금도 문을 열고, 잘 운영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영화를 관람하다 빈 시간이 생길 때마다 책방에 와서 쉼터처럼 이용하고 가는 사람도 많았다.

 사실, 우리의 삶 속에 성공과 실패의 경계가 돈인지 혹은 명예인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말마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면, 그는 확실히 성공한 남자다.

 “이런 것도 사업입니다.”

 그가 따끔하게 외친다. 청년 기획자 원민 우깨 대표가 책을 냈다. 제목도 발랄한 ‘노는 게 아니라 기획하는 겁니다(하나의책·1만2,000원)’는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부터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에세이다.

 전주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청년 기획자로 살고있는 원 대표는 그동안 깨달은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술술 읽히는 책은 그 내공이 상당하다. 책은 얇지만, 전혀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인데, 저자가 몸소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 썼기 때문에 더욱 살갑다.

 이 상당한 내공의 책을 이해하려면, 우깨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깨는 ‘우리가 깨달은 것들’이라는 뜻으로 지난 2014년 전주에 설립된 문화기획사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문화기획사를 만들게 되었다는 원 대표는 늘 “문화로 돈 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래서 뭘 해서 돈을 벌껀데?”

 그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기성세대의 시선도 많았고 현재진행형인 상태지만, 회사를 설립하고 4년이 흐른 지금 그는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지역의 청년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교육과 문화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고, 재치있는 청년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리는 창구 역할도 하면서 말이다.

 지난 시간, 우깨에서 탄생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제목만으로도 재미와 독특함이 느껴지는 것들이 다수다. ‘없애기 캠프’, ‘어떡해요? 또 크리스마스예요_토크 콘서트’, ‘생산적 또라이 파티’, ‘한옥마을 과거시험’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해 보이는 것들이다. 물론, 프로그램의 내용 역시도 알차고, 유쾌했다. 이를테면 한옥마을 과거시험 중 무과시험에는 ‘토익 책 멀리 던지기’, ‘자소서 딱지치기’ 등이 있다는 말씀. 기성세대와 문화에 반기를 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기존의 질서와 형식을 파괴한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생애 첫 책을 통해 저자는 나만의 기획으로 먹고살고 싶은 청년들에게 따끔한 조언도 남기고 있다. 설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각종 지원과 공모사업에 도전해 도움을 받은 사례와 방법, 기획안 작성 팁까지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으니, 그는 이제 무엇으로 먹고사나? 에필로그에 남긴 저자의 선언에 괜한 걱정을 했나 싶다.

 “지역의 청년들이 다양한 문화를 주도하고 역량을 키워 나가면서 즐겁게 이곳을 지켰으면 합니다. 지방에서는 할 것이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고 실현하면서 방법을 찾아낸다면 좋겠습니다. ‘우깨’역시 그런 고민 속에서 더욱 치열하게,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는 놀고 있는게 아니다. SNS에 소식이 뜸하게 올라오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겠다. 지금도 궁리중일 뿐…. 나와 너, 우리가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세상을 위해!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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