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개발과 디테일의 악마
대한방직 개발과 디테일의 악마
  • 박명한
  • 승인 2018.05.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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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하면 ‘대한방직 부지 개발사업‘은 수십 년 동안의 논란을 걷어 내고 이번 기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길 바란다. 일단, 누구도 가지 않았던 창의적인 개발사업의 방향을 보고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발이익이 지역발전으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참여 주체들의 공론화를 통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다만 사업일정을 감안하면 작년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처럼 되도록 짧은 활동 기간을 정하고 여론조사와 함께 결론을 신속하게 도출해내야 한다. 그리고 전라북도, 전주시, 의회, 언론, 시민단체, 소상공인, 지역업체등 어디 하나 패싱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사업의 성공으로 담보할 수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이끌어 가면서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디테일에 악마가 있다“라고 했는데 이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전주시민들 대부분이 40여 년 동안 도심의 외딴 섬 같이 남아 있던 공장부지 개발은 찬성하리라 본다. 다시 말하면 개발했을 때 발생하는 작위(作爲) 손실 보다 아무것도 안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위(不作爲) 손실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대한방직 개발사업도 디테일의 함정들을 극복하는 것이 선결과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뜨거운 감자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공장부지 개발에 대한 디테일의 악마 즉, 함정들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토지주인 대한방직에 토지잔금(약 1,800억원) 납부가 올해 10월인데 그 때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녹록치 못하다는 점이다. (주)자광이 전주시와 사업계획에 대한 사전협의 없이 지난 4월 30일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바로 5월2일에 사전결정신청서를 전주시에 접수했다. 사업시행자의 그동안 행간을 들여 다 보면 토지잔금 납부를 앞두고 자금 융통을 위한 시간 여유가 없다는 초초함으로 보여 진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지금부터 잔금납부 연기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시 담당부서에서는 신청서를 접수 후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와 같은 논란이 많은 대형 사업에 대하여 적극적인 처리를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사업계획에 따르면 인허가를 1년 안에 끝내고 2019년에 착공한다는 발표를 했는데 이와 비슷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예로 인천 청라지구의 ‘청라시티 전망타워’가 있다.‘청라시티 전망타워’도 대한방직 부지에 세워질 익스트림타워와 비슷한 450미터로 맑은 날이면 개성까지 볼 수 있는 초고층 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있고 타워하부에는 복합용지로 개발할 계획이다.그리고 여러 가지 논란을 극복하면서 사업에 대한 계획을 2010년에 시작해서 2022년까지 준공까지 22년이 걸리고 있다.

 비교해보면 전주의 대한방직 부지개발 사업은 공원과 컨벤션센터를 건설하여 기부채납하고 60층짜리 공동주택과, 호텔, 유스호스텔 그리고 전망타워등으로 사업비는 2조5천억원이고 사업기간은 5년여가 걸린다고 사업시행자인 (주)자광은 발표했다. 초대형사업을 정말 전광석화 같은 빠른 기간 안에 각종 인허가와 공사까지 마치고 사업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절차와 함께 사업기간이 너무 짧게 계획되어 있어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사업이 끝나면 전주시에 년 2천만 명의 관광객 방문과 그에 따른 소비지출 2조원, 세계 최고의 문화관광 도시로 성장하면서 부자도시가 된다는 발표 내용은 근거가 미약해서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에서는 일방적인 발표는 재검토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다른 디테일의 함정들도 여러 가지 예상이 되지만 지금까지 언론에서 지적되는 것을 제외한 한 가지는 전라북도가 4백억원을 투입하여 추진하고 있는 탄소소재를 사용한 ‘새만금전망타워’ 건설과 사업의 중복성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마지막으로 2조5천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자금의 안정적인 조달과 그에 따른 보증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다시 강조하고 싶지만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또 다시 오랜 기간 동안 낡은 석면 슬레이트 공장지붕에서 발생되는 1급 발암물질을 주변의 관공서와 아파트 주민들은 참고 살아야한다.

 공장 부지를 한옥마을과 연계된 친환경적이면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디자인으로 전주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개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사업에 참여한 모든 주체들과 행정 그리고 사업시행자도 시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디테일의 악마를 극복한다면.

 

 박명한(朴命韓) (주)나무D&S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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