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광 전은수 대표에 거는 기대
자광 전은수 대표에 거는 기대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8.05.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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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바지에 검은 색 목 티 대신 말쑥한 정장 차림이었지만 ㈜자광의 전은수 대표가 직접 나서 143층 건물 규모의 타워건설과 개발 사업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는 모습은 흡사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카리스마가 엿보였고 “도시가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해서 전주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어깨를 활짝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라는 말을 할 때는 진정성도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지난 달 30일 대한방직 전주 공장 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열띤 환호 속에 끝을 맺었다.

 용도변경은 물론, 행정기관과 아무런 협의도 이뤄지지 않고 계약금 10%만 지불한 상태에서 그동안 이름조차 생소했던 회사가 2조5000억 원을 쏟아 붓는 사업을 진행한다는 기자회견을 자청했을 당시만 해도 어느 때보다 혹독한 비난이 가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처럼 판도가 바뀐 것이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적극 적으로 개발해라’든지 ‘이만한 일자리 증가가 있는가? 전주시민으로서 전주에 143층 규모 타워 건설에 적극 찬성이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 2003년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사업에 당초 계획수립에는 대한방직 부지가 포함됐지만 당시 천문학적 이전비용 지불과 공장근로자 문제 때문에 해당부지가 제척되면서 도심 속 외딴 섬으로 방치돼 도시미관은 물론 환경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십 수 년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치돼 있던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에 대한 염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어쩌면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또 다시 오랜 기간 동안 낡은 석면 슬레이트 공장지붕에서 발생되는 1급 발암물질을 주변의 관공서와 아파트 주민들은 참고 살아야한다는 우려도 반영됐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회견 직후 참여자치시민연대 김남규 정책위원장은 “전주시민은 대한방직 부지가 간직하고 있는 의미를 깊게 되새겨야 한다. 단순 개발논리로 접근해서는 위험하다”며 “민간기업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 시 사전에 인허가 기관인 행정기관과 충분하게 협의한 후 신중하게 발표를 하는데 이번 자광의 사업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다”며 비판적 시선을 나타냈다.

 다음날 환경운동연합도 성명서를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부신시가지 난개발을 부추기는 일방적인 복합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비록 환호 속에 끝났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헤쳐 나가야 험난한 여정을 암시하는 듯 했다.

 비록 본사를 전주로 이전했지만 아직은 자광에 대한 경계심도 크다는 반증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특히 전 대표의 지나친 지신감은 “우리가 그동안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치돼 왔던 곳을 살려 지역발전을 위해 이렇게 까지 해주는 데 반대할 이유가 뭐냐”는 식의 오만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자칫 애드벌룬을 띄어 행정기관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로 번 질수도 있다.

 사실 이 같은 자신감은 세종 시에서 오랜 세월 동안 흉물로 방치돼 왔던 골프장을 개발해 세종 시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큰 호응 속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세종은 세종이고 전주는 전주다.

 지역정서와 직면해 있는 상황도 엄연히 다르고 다른 도시에서 그만큼 큰 지역현안을 해결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한다.

 비록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 자신감에 충만해 있을 수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똑같이 적용하기 보다는 먼저 전주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라는 것”이라는 명대사를 전은수 대표가 실천에 옮겨 세종 시에 이어 전주타워건설도 환호와 갈채 속에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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