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실종예방을 위한 보호장비 상시운영 체계 마련 시급
치매노인 실종예방을 위한 보호장비 상시운영 체계 마련 시급
  • 최점석
  • 승인 2018.05.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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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아침 당직근무를 시작하자마자 119공동대응 지령이 떨어졌다. 꽃샘추위와 강풍이 몰아치는 바닷가 마을 이른 아침에 85세 치매노인이 실종된 것이다. 마을주민과 119구조대, 경찰관, 112타격대를 총동원, 3시간여만에 탈진한 노인을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다. 입원했던 그 노인은 이틀 후 환자복을 입고 병원을 나와, 또 한 번의 소동 끝에 2시간여 만에 발견했다. 또 오후시간에는 시내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던 83세 할머니가 흰 보자기를 쓴 채 미용실을 나간 후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관내 순찰차 모두를 긴급 배치하고 외근형사 등을 총동원하여 5시간여를 수색과 순찰 끝에 어두워진 뒤에야 시골 암자에서 안전함을 확인했다. 이 두 노인들은 그나마 불행 중 행운이 있는 분들이다. 때로는 개울에 빠져 사투를 벌이다가 가족들의 임종도 멀리 한 채 싸늘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십 수개월이나 십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도 많다. 치매환자 실종신고는 거의 매일 반복되어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적인 세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마저 든다. 수색에 참여할 때마다 나의 부모라는 마음가짐으로 단 1분이라도 빠른 시간 내 발견하여 안전한 귀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수색지역이 방대하고 또 날이 어두워지면 수색을 중단해야하는 한계에 봉착하여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다.

 전북도내 노인인구는 33만 4천여명으로 전체인구의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치매환자는 3만 5천여명(10.7%)으로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환자이고, 4명중 1명은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고 한다. 이 수치는 충남·전남(11%)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환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15분마다 한 명꼴로 치매환자가 발병하고 20년 후에는 두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치매환자는 급증추세인데도 전국 곳곳 일선 현장에서 치매환자 실종업무에 치안력이 낭비되고 환자 가족들이 늘 상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유는

 치매노인 보호를 위한 장비 등 운영관리 대책이 부족하여 생기는 일이라 생각된다. 치매노인 실종예방을 위한 장비는 인식표와 배회감지기가 있다.

 인식표는 환자 옷에 연락처 등을 붙여 치매환자 발견 시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게 한 것이고, 배회감지기는 위치추적장치(GPS)를 탑재하여 보호자를 이탈 한 경우 5분단위로 위치를 조회할 수 있으며 설정해놓은 안심지역 3곳을 이탈 할 경우 알림메시지가 전송되어 사고를 방지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우리 전북지역 치매노인을 보호하는 보호장비 보급률을 어떨까? 도내 인식표 보급률은 치매환자 대비 3.8%, 배회감지기 이용률은 279명으로 이용률은 0.8%에 불과하다. 우리 경찰에서는 SK텔레콤과 사회복지모금회 등과 공동으로 치매노인 위치추적감지기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홍보가 미흡하고 여건상 가족들의 협조가 부족하여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배회감지기 기기는 정부나 사회단체 등에서 보급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분실 시 변상해야 하고, 월 사용료 부담과 24시간마다 밧데리 충전, 실시간 위치추적 등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여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한명의 치매환자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가족 한사람 이상의 희생이 필요한데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루 이틀도 아닌 기약 없는 나날들을 근접에서 돌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라도 병원관리자가 잠시 빈틈을 보이기라도 하면 병원을 이탈하는 사례도 많아 모든 환자에 배회감지기 착용은 필수적이다. 치매환자를 가족으로 두지 않은 분들은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먼 훗날 얘기가 아니라 곧 닥칠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잘 보호할 수 있을까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처해 있는 여건상 실천이 어려워 일이 발생한 후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되고 만다. 치매환자 관리는 가족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어느 곳에선가는 실종된 치매환자 안전을 위한 작전?이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치매병원만 완비하면 될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옛말에“열사람의 머슴이 한사람의 도둑 못 지킨다”라는 말처럼 치매환자 실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경우에는 최대 1시간이내에 소재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보호자를 이탈 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실종 시 단 시간내 소재파악 또한 중요한 일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에게 감히 당부한다. 치매환자가 실종된 후에 경찰과 119구조대를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수색하는 근시안적인 방법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배회감지기를 치매환자 모두에게 보급·부착하고 자치단체에서 24시간 운영중에 있는 통합관제센터 등과 연계하여 24시간 상시 위치를 추적하고, 배회감지기 이상 징후 발생 시 정상작동을 담당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실종된 치매환자를 조기 발견,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환자가 안전하고 가족들이 마음 놓고 돌봄 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점석<김제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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