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그리고 첫 만남의 연초록 기억 한 잎
5월, 그리고 첫 만남의 연초록 기억 한 잎
  • 정영신
  • 승인 2018.05.07 1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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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다. 가정의 달, 효행의 달, 부부의 달, 사랑의 달이다. 그 중에서도 5월은 북풍한설 고산의 잔설조차 스르르 녹인 사랑하는 연인들의 결실의 달, 남녀 화합의 달이다.  

 5월의 숫자 5는 양(陽)에 해당하는 홀수 중에서 완전을 의미하는 길수(吉數)이며, 분류체계의 기본이 되고 한 주기의 기준을 나타내는 수이다. 또한 이 숫자 5는 동서남북 사방과 중앙을 합친 수이자, 여성 상징의 짝수 2와 남성 상징의 홀수 3을 합친 수로서, 완전과 보편성을 상징하며, 대체적으로 완전한 이상을 상징할 때 대부분 이 5로 나타낸다. 그래서 이 숫자 5는 인륜지대사인 혼인 즉 부부 인연을 상징하는 남녀 화합의 특별한 수이다. 

 옛날 한 젊은 왕자가 아름다운 투란도트 공주를 사모하여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맞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 어여쁜 공주와 부부의 연을 맺기 위해서는 그녀가 낸 수수께끼를 풀어야 했다. 이웃나라의 수많은 왕자들도 그 공주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녀의 궁궐에 찾아 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추지 못해 모두들 주검이 되어 사라졌다. 이 왕자 역시 죽음을 각오하고 그녀의 궁궐에 찾아갔다.  

 그녀는 소문처럼 너무도 아름다웠다. 공주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귀고리에서 똑같은 모양의 진주 두 개를 빼내더니 그것을 왕자의 손에 건네주었다. 젊은 왕자는 공주가 준 진주를 받아들고는 유심히 관찰하였다. 그러고는 저울을 달라고 청하여 그것의 무게를 재 본 후 공주에게서 받은 진주 알 두 개에다가 정확하게 같은 무게가 나가는 세 개의 진주를 더해 모두 다섯 개의 진주를 조용히 공주에게 보냈다. 그러자 궁궐에서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라는 뜻밖의 희보가 날아 왔다. 이 왕자는 어떻게 공주의 수수께끼를 풀었을까? 

 공주가 건넨 두 개의 진주는 숫자 2, 즉 여성을 상징하는 수이다. 그리고 왕자가 공주에게 보낸 세 개의 진주, 그 숫자 3은 반대로 남성을 상징하는 수이다. 그래서 공주가 준 두 개의 진주와 왕자가 보낸 세 개의 진주를 합치면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숫자, 즉 남녀 합일의 숫자가 되는 것이다. 독일에서 번역된 루이 끌로드 드 생 마르의 숫자체계에 관한 책에서도 짝수의 시작인 여성의 수 2와 홀수의 시작인 남성의 수 3이 결합된 만남의 수 5는 부부의 수요 인륜지 대사를 결정하는 수로서 당당하게 사람들로부터 숭배를 받았으며 오행,오방,오곡,오음,오장,오륜,오교,오덕,오계,오상,오감,오복 등, 삼라만상의 생물과 무생물, 추상적이며 이상적의 존재들의 완전한 조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흰두교에서 조차도 숫자 5는 사랑과 화합을 나타내는 혼례의 숫자로 여기며, 사랑의 신 카마는 꽃잎이 다섯인 꽃화살로 사람을 쏘아 사랑에 빠지게 한다고 했다. 또한 이 다섯은 하늘을 의미하는 숫자 3과 위대한 어머니를 나타내는 숫자 2의 결합으로서 신성한 결혼을 상징한다. 이처럼 숫자 5는 신을 의미하는 숫자 1과 땅과 물질을 의미하는 숫자 4의 결합으로서 생물과 무생물에 부여된 생명을 의미하며 우주를 상징하는데 결국 그 생명은 남녀의 합일의 끝인 인륜지 대사, 혼인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부의 달 5월. 사랑과 화합의 달 5월이다. 

 진정 사랑하는 이의 손을 맞잡고 마이산 연인의 길, 연초록 자작나무숲, 줄사철나무숲길이라도 거닐며 5월, 그 연초록빛 자연 속에서 오래 묵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그 첫 만남의 설레이던 기억 한 잎을 조심스럽게 꺼내보는 게 어떠한지.  

 5월은 다시 찾아 왔나이다./ 먼 산 잔등 위에 잔디가 초록 이불을 펴고/ 능금꽃이 가지마다 구름처럼 되어 오릅니다./ 5월, 5월은 당신의 미소같이 한없이 감미로운 청춘의 비약(飛躍)을 가지고 가만히 목단(牧丹) 위에도 왔나이다./ 아직은 터질 듯 부풀어오는 목단꽃 메아리 위에 왔나이다.// 5월은 정말 당신의 달입니다./내게도, 그리고 산천초목(山川草木)에게도, 그리고 당신을 찬미하는 꾀꼬리에게도/...(윤선호, ‘5월은 정말 당신의 달입니다’)

  정영신(전북소설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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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09 2018-05-22 19:33:04
5월은 사랑의 달입니다. 또 5월은 실록의 계절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5월 하늘로 장기처럼 푸드륵 날아오르고 싶네요.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사랑을 나눠야 할지 난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