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F갤러리에서 기획한 두 번째 초대전으로 사진가 박찬웅의 작품 20여 점으로 구성했다.
그의 촬영은 한 시대의 상징물이 되어버린 정미소를 기록하는 일에서 출발했다. 정미소 작업을 통해 현재의 외형적 모습만을 잡아내는 사진의 한계성을 넘어, 사진의 시간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개성 넘치는 작품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 해 전, 퇴직을 앞두고 소멸의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덧없이 허물어져 가는 정미소를 찾아 그 대상과 만남의 시간으로 시작된 작업이었지만, 지금 그는 이미 사라져 없어진 정미소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사진 속에 담긴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심리적인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작가가 남긴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남긴다. 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정미소의 이미지 속에 덧없이 사라져 가는 어느 한 사람의 슬픈 얼굴이 겹쳐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오랫동안 응시하다보면, 슬픔 안에서 시간의 무상함이 긍정적인 느낌으로 치환된다. 작품전의 주제인 바르트가 말한 비타 노바(Vita Nova)’, 새로운 주체의 탄생처럼 말이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사진전공)을 졸업하고, 현재 전주 덕진 호반촌에서 ‘사진공간 눈’과 ‘전주사진책 도서관’을 운영하며 지역 사진문화 향유의 새로운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너포커스, 우리문화사진연구회, 가톨릭미술가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전시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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