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공개하겠다”
북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공개하겠다”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8.04.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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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내달 핵실험장 폐쇄를 공개하고 더 이상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준시각도 우리 시각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변의 의심을 의식해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갱도 두 개가 건재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북측은 한국 언론을 비롯해 외부 언론에서 나오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핵실험장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부 핵실험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일단 풍계리 핵실험장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함경북도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향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채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북미 간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동족간 비극은 더이상 없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전쟁(6.25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으며 한민족의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말했다. 또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준시각과 관련 윤 수석은 “북한의 표준시각을 서울의 표준시에 맞춰 통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시각이 한국의 시각보다 30분 늦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평화의집 대기실에 시계가 두 개가 걸려 있었는데, 하나는 서울시간, 다른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어 이를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합의가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 선언’에 담기지 않은 것을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날(27일)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합의하고 발표하는 데 집중, 회담 과정의 여러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날 발표는 양 정상이 즉석에서 합의한 뒤 ‘이를 공개해도 좋다’는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체 발언에 대한 서로의 협의가 없어 일단 이 정도로 발표했다”고 말해 남북간 접촉을 통해 추가 공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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