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전운행, 정답은 속도다
자동차 안전운행, 정답은 속도다
  • 이춘호
  • 승인 2018.04.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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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각종 교통사고 소식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교통사고 현장에는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이 덩그러니 걸려 있을 뿐 모든 고통은 고스란이 그 가족들의 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기가 두렵다고 호소한다. 우리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이 과격하고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차를 끌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식으로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자동차 통행속도에 둔감한 우리들과 달리 외국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는 그 차이가 쉽게 눈에 띤 것이다.

 우리나라 도심 제한속도가 시속 60km이지만 프랑스·호주·영국·스웨덴 등 교통 선진국에서는 대개 시속 50km 이하 수준이다. OECD국가 중 도심 제한속도가 시속 60km가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멕시코 정도로 이들 나라들은 유독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매우 높은 공통점이 있다.

 전북의 교통문화 수준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운전자들의 유일한 의사표시인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운행하는 운전자 들이 유리 주변에는 유독 많다.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천년 전라북도가 안전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다양한 방안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 제한속도의 하향이다. 정부는 자동차 소통에서 사람이 먼저 정책으로 방향을 정한 듯 하다.

 예를들면 현재 60Km/h인 자동차의 도심 제한속도를 10Km/h 낮추는 것과 같은 방안이다. 제한속도를 10Km/h 낮추었을 때 자동차 정지거리는 줄어든다. 자동차의 정지거리란 공주거리와 제동거리를 합한 거리를 말하는데, 여기에서 공주거리란 운전자가 위험을 발견하고 마음속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야지’라고 생각한 때부터 브레이크를 밟기 직전까지 자동차가 이동한 거리를 말하고, 제동거리란 브레이크를 밟고 나서 멈출 때까지 이동한 거리를 말한다. 자동차의 속도가 빠를수록 정지거리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들어 일반 승용차의 경우 정지거리가 시속 60km에서는 35m이지만, 시속 50km에서는 26m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특히 빗길에서는 1.5배, 빙판길에서는 3배 이상 길어진다는 사실이다.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제한속도를 줄였을 때의 효과이다. 자동차의 속도가 느려지면 속도에 비례하여 사각지대가 줄어든다. 보행자와 이륜차 또한 교통안내 표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도심의 제한속도는 차량 흐름만 고려해 정한 것이므로 노인 등 교통약자가 급증하는 우리의 보행 환경에는 맞지 않는 모순이 있다.

  또한 자동차 연료소비의 주범은 과속이다. 운전자가 법정속도를 지켜 연료의 소비를 크게 감소시킨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급출발과 급정거도 자제하면 연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연료절약을 위해서는 타이어의 공기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공기압이 약 30% 정도 부족한 상태에서 주행할 경우 연료소비가 5-25%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또한 비포장도로에서는 포장도로보다 35% 정도의 연료가 더 소비되므로 가급적 목적지까지의 최단 코스를 택하되, 비포장 도로보다는 양호한 포장도로를 선택하는 것이 경제운전의 지름길이다.

  출발전 차량점검 뒤에는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행해야 한다. 급출발이나 급정거는 연료낭비는 물론 타이어의 마모까지 가져오고 예기치 않은 사고까지 부르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평상시보다 갑작스런 과속은 2배 가량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되고 차창을 열어놓고 주행할 경우 공기역학상 저항이 증가되어 연료낭비의 손실을 가져오므로 유념해야 한다.

  자동차의 경제속도는 차종이나 도로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속 70-80km 정도를 얘기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릴 것을 만약 90km로 달린다면 약 20%의 연료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다시 시속 90km로 주행할 것을 시속 80km로 주행하면 또다시 10%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제한속도를 줄이면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어든다. 운전자는 스스로 제한속도를 의식하게 되어 주행속도를 늦추게 된다. 시속 10∼20km의 차이에 불과해 보여도 이것은 보행자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엄청난 차이가 된다. 물체의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보행자와 승용차가 충돌했을 때 충돌속도에 따른 사망확률은 50km/h에서는 55% 정도이지만, 60km/h에서는 85%를 웃돈다. 그러므로 자동차 속도를 줄이면 보행자 특히 아동 및 노인의 부상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자치단체에서 시내 주요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10~20㎞ 낮춘 결과 교통사고 발생건수, 사망자, 부상자 등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속도하향은 환경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소음 감소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정체해소에 따라 탄소가스 등 환경오염물질의 방출도 줄여준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전 지구촌 화두로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자동차 배기가스 감소는 필연적 과제인 것이다.

 오늘도 자동차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보행자이건 운전자이건 누구도 교통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결국 자동차사고의 중심에는 속력이 있고, 지혜로운 운전은 방어운전과 감속 뿐이다.

  이춘호<한국교통안전공단 전북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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