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률 ‘꼴찌’
전북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률 ‘꼴찌’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4.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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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 로스쿨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며 날개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서울·수도권 지역 로스쿨과 전북지역 로스쿨 간 합격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일각에서 주장하는 로스쿨 통폐합에 전북지역 로스쿨이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법무부는 처음으로 지금까지 7차례 치러진 변호사시험의 전국 25개 로스쿨별 변호사 시험 합격률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시행된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회 87.15%였던 합격률은 올해 치러진 7회에서 49.35%까지 하락해 올해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특히 전북지역 로스쿨 대학인 원광대와 전북대는 각각 24.63%, 27.43%의 합격률을 보이며 전국 25개 로스쿨 중에서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 치러진 7회 변호사 시험에서 높은 합격률을 보인 대학은 서울대가 78.65%, 연세대가 73.38%, 고려대가 71.97%였다. 소위 ‘SKY’로 불리는 대학은 평균 합격률은 74%로 이는 전북권 로스쿨 대학 평균 합격률인 26%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7차례 이어진 변호사 시험 누적 합격률에서도 연세대(94.02%), 서울대(93.53%), 고려대(92.39%), 아주대 (91.9%) 등 수도권 소재 대학이 높게 나온 반면 원광대(62.60%), 제주대(67.78%), 동아대(67.82%), 전북대(69.62%), 충북대(72.87%) 등 지방소재 대학은 낮게 나타났다.

 이에 원광대 로스쿨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광대 이희성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합격률에 연연하지 않고 로스쿨 선발 취지를 살려 학생을 선발했다”면서 “이번 합격률 순위 공개는 다양한 법조 인력을 양성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고 현 로스쿨을 ‘변호사 시험 학원’으로 변질 시키는 것이다”고 분개했다.

 원광대 로스쿨 선발 과정에서 1차 서류평가를 없었고 3년 전부터는 자기소개서도 받지 않고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학생을 모집했다. 다양한 법조 인력을 키운다는 취지로 선발부터 교육을 진행해 상대적으로 시험 합격률이 낮다는 입장이다.

 전북대 로스쿨 관계자도 “지역 인재 20% 선발 방침을 유지하는 등 수도권 대학과 다르게 지역 로스쿨을 지켜왔다”면서 “이에 대학 차원에서 교수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낮아진 합격률에 변호사 시험 ‘낭인’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에 5번 응시할 수 있다. 전북지역 한 로스쿨 재학중인 A(32)씨는 “로스쿨을 졸업한 인원은 계속 늘어나는데 선발 인원은 1500여명으로 제한된다”면서 “시험에 떨어지면 갈수록 좁아지는 바늘구멍을 통과 해야 하는 구조가 변호사 시험이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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