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에 따라 군산공장은 내달 말 완전히 문을 닫는다. 군산공장 폐쇄를 결사 반대해왔던 그간의 눈물겨운 투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실낱같은 기대가 무너진 노동자들은 이제 실직의 고통만 엄습할 것이다. 평생을 자동차 생산라인에 몸담아 왔던 이들에게 재취업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군산 등 4개 공장 노동자 희망퇴직을 접수하자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나. 이들에게 실직의 고통은 죽음보다 더한 공포였을지도 모른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로 노동자 2646명이 정리해고된 이후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 2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정리해고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파괴한 것이다. 한국GM 사태도 군산공장 1500명 등 모두 2500명이 직장을 떠났다.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 몰린 노동자들이 극심한 후유증과 고통에 시달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들이 극도의 실직의 공포를 극복하고 재기와 재취업에 나서도록 지원하는 것이 노사합의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심리치료와 병행해 재취업 정책을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GM 사태 이후 군산지역이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체감할 수 없다고 한다.
고사 위기에 직면한 GM 군산공장 협력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 집행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 관련 피해 기업 150여 곳 중 상당수는 이미 폐업에 들어갔거나 근근이 연명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들 협력업체들의 폐업과 실직 노동자들의 고통이 큰 그늘에 가려져 간과돼선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