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럴줄 알았다’
‘내 그럴줄 알았다’
  • 박인선
  • 승인 2018.04.20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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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규상, 박인선, 최춘근, 한우기 공동제작-연꽃과 나비(폐프라스틱, 페트병, 폐우산)
 ‘내 그럴줄 알았다.’

 한동안 재활용쓰레기 문제가 뉴스의 횡간을 장식했었다. 도시 한복판에 쌓인 재활용비닐쓰레기 수거업체들이 작업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물론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는 문제가 사태를 촉발한 측면이 있지만 환경관련 기관들의 늑장행정이 빚은 사건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중국 정부가 몇 개월 전부터 내놓은 정책을 간과했다는 사실에서 ‘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국민들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유다.

 조개류들에서 발견된 프라스틱 조각 발견 소식도 충격적이었다. 뉴스는 우연찮게도 점심 식사 시간에 흘러나왔다. 순두부찌개에 바지락이 그날처럼 흉칙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유난히 좋아했던 바지락이 그날은 밥상 빈 그릇에 그대로 남겨졌다. 우리의 먹거리까지, 이제는 어느 것 하나 안심 할 수가 없는 현실이 참담하기 이를 대가 없다.

 몇 해 전 세계도시기후환경총회가 서울에서 열렸었다. 도시가 갖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 각도시의 환경 관련 전문가들이 공통 관심사인 환경 문제를 논의하고 함께 해결점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유치한 뜻 깊은 행사였다. 이를 위한 부대행사들 중에 필자도 정크아트 작가로 ‘서울아트업페스티발’이라는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이벤트에 우리지역 작가들과 함께 참여할 기회를 가졌다. 

 이 때의 관심사도 버려지는 프라스틱의 재활용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동대문프라자 광장에서 30시간 동안 현장에서 생활 주변에 버려진 폐프라스틱과 일회용 페트병을 이용한 정크아트 만들기 행사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작가들이 네 사람이 한 팀을 이루어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 제작 경연이었다. 덕진 연못에 핀 화사한 연꽃이 우리 팀의 주제였다. 버려진 페트병으로 실감 있게 표현된 작품은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일회성 행사였지만 그 어느 전시회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환경 이벤트인 셈이었다. 요즘처럼 위협적인 뉴스를 접하고 나니, 좀 더 적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아쉬움이 남는 중요한 행사였다는 생각이 앞섰다.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환경이다. 환경은 문제가 생기고 나면 복원의 과정까지 엄청난 댓가를 수반한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또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촌이 지속가능한 삶의 공간으로 자리하는데 정책적 역량이 필요하다는데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에 지구환경을 걱정하면서 지속가능한 인간의 생존을 위해 다른 행성을 구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의 상태라면 지구가 더 이상 인간의 생존에 안전한 공간이 아닐 수 있다는 나름의 경고인 셈이다. 지구를 떠나 ‘어디서 살란 말이냐?’ 라는 항변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겠다는 생각은 공상과학에서 나오는 가상현실이기를 바랄뿐이다.

 /=박인선(정크아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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