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향토기업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토착 향토기업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 이선홍
  • 승인 2018.04.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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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효율이다. 한정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 기업 지원정책은 주로 신규 기업 유치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러한 정책들이 산업의 재편과 양적인 성장에 기여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가 곧 기업 유치인 것처럼 인식되고 향토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과연 새로운 기업의 유치만이 능사인가에 대한 반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 각 지자체들도 별도 조례를 제정해 본 예산에서 매년 적지 않은 신규기업유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정책들이 새로운 기업유치에 일정 부분 효과를 가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지원 효과에 대해서는 시각을 달리하는 부분들도 많다. 예컨대 전라북도만 하더라도 현재 5인 이상 기업체가 2만 4천여 개에 이르는 데 이러한 자금들을 기존 향토기업 육성에 활용한다면 고용 활성화나 투자 효과 면에서 훨씬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기업들이 고용을 조금씩만 늘려도 고용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신규 유치보다는 투자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도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지자체가 일정 부분 기업 유치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본사가 타지에 있었던 현대중공업과 GM대우의 사례에서 보듯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기업을 유치했는데 막상 그룹 경영이 악화하니까 지방 공장을 우선 희생양 삼는 걸 보면서 기존 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대기업 유치가 곧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기술과 자본력을 겸비한 중견기업들이 많이 포진해야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완주산업단지이다. 대기업이 많지는 않지만 우수한 중소, 중견기업들이 많이 입주하면서 산업단지의 경쟁력이 강화되어 분양률이 높고, 도시 발전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기존 향토기업들을 자금과 판로, 투자여건을 개선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요즘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열풍이라 한다. 물질적 풍요보다는 질 높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풍속도다.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근로시간 단축을 선언하고 야근 없는 근로환경을 약속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대기업에서는 조기 퇴근제까지 도입해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한다. 물론 대기업이야 협력업체 물량 줄이고, 해외 생산기지 가동을 늘리면 총 생산 쿼터에서는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비용이 줄어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중소 협력업체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난감할 일이다. 최저임금이 올라가고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의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향토 중소기업이 얼마나 될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우리가 흔히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지금의 형국이 딱 그렇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독일은 “아무리 어려워도 독일은 피해간다”는 자부심을 나타낸 바 있다. 그 배경에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포진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일은 현재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보호하는데 가장 많은 역점을 두는 나라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들이 독일의 사례처럼 기존 향토기업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해본다.

 이선홍<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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