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의 한인사회] 차이나 드림을 꿈 꾸는 김병준 씨
[장쑤의 한인사회] 차이나 드림을 꿈 꾸는 김병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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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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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얼음이 언 아름다운 옛 황하 줄기를 따라 강변에서 저녁 달리기를 즐기는 시민과 바둑판을 들고 맞수를 찾는 노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중국 문화를 사랑하고 쉬저우(徐州)에 정착한 지 8년이 되는 그는 자주 노인들과 대국하곤 한다. 이는 장쑤 쉬저우에서 살고 있는 김병준 씨의 일상이다.

 쉬저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애니메이션 『삼국지』를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빠져든 그는 어렸을 때부터 관련 자료를 찾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시 그는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원작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그럼 중국어를 배워.”

 스쳐 지나가는 대화였지만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그는 짐을 챙겨 중국으로 떠났다. 여러 도시를 다니며 실컷 관광하였다. 그는 마음속으로 줄곧 당나라의 도읍인 장안을 동경했었다. 하지만 중국에 와서 어느 정도 중국을 알고 나서야 그는 중국에서 첫 번째로 강성한 왕조인 한나라가 쉬저우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쉬저우를 처음 방문하면서 그는 질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쉬저우의 역사, 문화, 절경, 미식, 풍속, 인정 등에 그는 깊이 빠져들었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쉬저우를 알리기 위해 2010년 그는 ‘서주이야기’라는 카페를 만들고 쉬저우의 경제, 문화, 교육 등을 소개하였다. “정보를 매일 업그레이드합니다. 맛집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중국에 관심이 많은 한국분들이 카페를 자주 이용합니다. 홍보글을 보고 쉬저우를 찾아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유학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투자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상담을 신청하면 그는 최선을 다해 도왔고 덕분에 일부 투자프로젝트가 성사되기도 하였다.

 신기한 일도 적지 않다. 그는 슈퍼에서 중국의 동과(冬瓜)를 처음 보고 오이로 착각해서 사진 찍어 올렸는데 그로 인해 지금까지 놀림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쉬저우 친구와 같이 먹은 매미요리도 잊을 수 없다. 쉬저우 지방의 먹거리인 ‘와위(蛙魚)’는 생선이 아니다. 톈지(田鷄)죽도 닭고기로 만든 것이 아니다. 마이상수(?蟻上樹)는 개미 요리가 아니고 쑹수구이위(松鼠桂魚)에도 다람쥐가 없으며, 동파육(東坡肉) 또한 동파가 있을 리 만무하다……그는 매번 이러한 것들을 겪으면서 도시와 중국을 더욱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다.

 김병준 씨는 이제 쉬저우통(徐州通)이 되었다. 직장과 집이 있고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가 있으며 또 뿌리 내린 차이나 드림이 있다. “저의 차이나 드림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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