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꼼수’ 우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꼼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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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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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18% 이상으로 높이는 ‘혁신도시 특별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나 지역인재 채용이 ‘그림의 떡’이 될 우려가 크다. 혁신도시 특별법에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로 채용하거나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하는 경우 채용비율에 예외를 둔다’는 조항을 두고 있어 공공기관들이 ‘예외조항’을 악용하면 지역인재 채용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가운데 특별법에 따라 지역인재를 의무채용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전기안전공사, 국토정보공사, 국민연금공단, 출판문화연구원, 식품연구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6개 기관이다. 6개 기관의 올해 채용 규모는 모두 680여 명으로 지역 의무채용 비율 18%를 적용하면 125명의 지역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전북혁신도시 일부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인력을 지역 본부별로 개별 채용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울산혁신도시에 있는 ‘산업인력공단’의 경우 올해 128명을 뽑아야 하는데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개별 채용하면서 본사가 있는 울산·경남지역에선 8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공고했다. 지역인재를 1~2명만 뽑겠다는 의도다.

 ‘예외조항’ 적용이 확산하면 특별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특별법 ‘예외조항’의 삭제가 요구되나, 상반기 채용을 앞두고 있어 우선 전북도와 정치권이 나서 채용 계획 실태 파악과 함께 해당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야 한다. ‘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 간담회’ 등을 개최해 채용 확대를 요구하고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개별 채용을 통해 지역인재 채용을 외면하는 것은 특별법 취지에 어긋나 ‘정도경영’이라 볼 수 없다. ‘예외조항’ 적용이 불법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적용하면 법의 취지를 벗어난 ‘꼼수’란 비난을 피할 순 없다. 공공기관 경영의 제일 덕목은 윤리를 갖춘 공익적 경영이다. 특별법 취지에 맞는 공공기관의 정도경영 의지와 실천이 요구된다. 해당 공공기관장이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가지고 지역인재 채용과 배려의 가치를 실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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