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와 ‘촛불정신’
6.13 지방선거와 ‘촛불정신’
  • 김태중
  • 승인 2018.04.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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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Mee Too) 운동이 2018년 전국을 달구고 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성차별적인 구조와 문화가 낳은 문제라고 본다. 여성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성폭력과 왜곡된 성문화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의식이 빈약했다. 성희롱 발언이 일상적인 생활에 침투해 있고 누구 하나 이에 맞서질 못했다. 어항 속에 든 물고기가 물 밖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미투 운동은 물고기가 어항 속 물을 떠날 수 있도록 낡고 부패한 관행인 어항 자체를 깨트리는 여성인권 선언이다. 여성이 스스로 자신을 던져 가면서 성희롱과 성폭력, 성차별이 명백한 범죄행위란 것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다. 미투 운동에 ‘당신과 함께 하겠다’는 위드유(With You) 운동도 함께하고 있다. 위드유 운동은 함께 고통과 책임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미투 운동은 촛불정신의 연장선이랄 수 있다. 엄동설한에 폭발되었던 ‘촛불’은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저항, 국민참여 행동이다. 촛불정신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이 동참한 것이다. 국민이 나서지 않았다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광화문에 가지 않았다면, 우리가 방관했다면 국정농단 사태는 지속하였을 것이다.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거대한 국정농단 국가권력이 국민행동, 국민참여로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미투 운동도 국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국민행동이다. 사회의 부정을 눈감지 않고 말하는 것, 분명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 당당하게 말하고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것이다.

 선택의 기준이 바꿔야 한다

 6.13 지방선거도 ‘촛불’의 시대정신을 함께 하고 있다.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통해 균형발전 시대를 여는 것이 바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건설이랄 수 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위한 분권형 개헌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어떤 형태로든 민선 7기는 지방 자치권·입법권·재정권 등이 확대돼 차기 지방정부의 권한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6.13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전북도민의 마음도 달라야 한다.

 ‘촛불’은 참여를 통한 민의의 반영,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지방선거에서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민의가 반영돼 새로운 지방분권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는 지방선거의 선택기준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예전의 잣대와 관행으로 선거에 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당바람에 휩쓸려, 친소관계에 따라서,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 투표를 해서는 안된다. 선택의 기준이 바꿔야 한다. 과거의 선택기준에서 벗어나 미래 비전을 찾았으면 한다. 과거의 공적 평가나 사람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측면에서 정책과 비전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역량 있고 도덕성 있는 인물과 정치세력이 등장했으면 한다.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

 6.13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의 시대정신을 읽는 인재가 발굴되지 않으면 기존의 지역 기득권 세력의 배를 불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우려가 크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태를 보듯이 국민이 잘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 전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은 국민이 검증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자치 분권시대의 강화된 지방권력자를 선출하는 선거다. 어느 때보다 인물에 대한 검증이 중요하다. 현명한 선택을 넘어서는 철저한 검증과 선택이 요구된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인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도민에게 위탁받은 권력을 휘두르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나와선 안 된다. 우리가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지방판 국정농단이 불거질 수 있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지방권력자들에게 통제 없는 권력을 맡기는 꼴이다. 지방에서도 ‘최순실’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다. 현명한 투표를 넘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투표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김태중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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