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예술은 놀이다.’
‘아이들에게 예술은 놀이다.’
  • 박인선
  • 승인 2018.04.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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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선 作 사진설명: 자동차 폐부속품으로 만든 로봇
 아이들의 유년시절 부모의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그때도 아이들에게 유일한 재미는 장난감과 게임기를 가지고 오락을 하거나 유치원에서 만들기 과제를 내주면 머리를 맞대고 만들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은 아직도 그 시절의 추억을 들추어 낼 때가 있다. 버려진 프라스틱 병을 이용해 곤충을 만들고 로봇을 만드는 초보적수준의 작업이었지만 아이들이 만들기가 힘들 때면 엄마, 아빠의 손을 빌리기가 일쑤였다.

 유치원아이들의 과제는 부모나 가족들의 몫이었던 샘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이들의 과제를 기를 쓰고 했던 것이 자연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한 놀이였다. 정크아트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기에 새로운 장르의 예술체험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의 경험일 것이다.

 지난해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우연하게 어느 유치원의 요청으로 원아들과 과제수행을 위해 마주하게 된 기회가 있었다. 우리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보면 유치원풍경도 많이 변해있었다. 사회발전과 더불어 유치원교육과정도 예전과는 많이 진전된 모습이었다.

 아이들과 마주한 주제는 ‘자동차프로젝터’였다. 교실에 들어서니 어느 학교의 연구실을 방불케 할 만큼의 자동차부속품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하고 있었다. 중고폐자동차도 앞마당에 자리하고 있었다. 원장선생님이나 교사들의 의욕을 가늠해보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는 생각해 보았는가?’라는 질문이 따랐다.

 이런 경우 교사도 아이들도 형식에 지나지 않는 학습으로 흐르기 쉽다. 생소한 재료들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 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했다. 교실에서 보았던 수많은 자동차부속품들이 어떻게 또 다른 용도로 쓰여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 이었다.

 해답은 정크아트를 통해 찾기로 하고 작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아이들을 정크아트 작업장으로 초대하였다. 버려진 물건들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는 아이들의 눈망울들이 더욱 또렷해 보였다. 만지고 두드려보고 교실에서 보았던 자동차부품들이 로봇이 되고 황소가 되어있었다. 자동차프로젝터로 시작한 과제는 어느새 정크아트프로젝터로 변신해 있었다.

 개인전 전시장에도 작품 감상을 위해 참여했다. 작업장을 통해 정크아트작품의 탄생모습을 보고 전시회를 통해 정크아트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시회를 마칠 즈음에 아이들과 정크아트자동차를 만들었다. 정크아트작품에 대해 알고 난 후 체험의 과정은 재미나는 놀이였다. 버려진 알루미늄캔을 붙이고 정크아트작품표면에 자신의 사진들을 붙이면서 신나는 모습이었다.

 예술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가 되었다. 즐거움이 있는 체험은 오래도록 기억 될 수밖에 없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기억에 지난날 만들기 추억을 얘기 할 때면 그런 놀이들이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게 된다.

 

 /=박인선 정크아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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