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기다소나무야 고마워!
리기다소나무야 고마워!
  • 송상호
  • 승인 2018.04.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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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 때 도와준 친구가 더욱 기억에 남고 소중하다.

전쟁으로 모든 게 불에 타서 정말 아무것도 없어 비만 오면 지붕이 세고 끼니때 땔감이 없어 밥을 못해 먹을 정도로 가난한 친구가 있었다. 이때 미국에서 물 건너온 친구가 와서 벌거벗은 지붕을 덮어 주고 부엌 아궁이에 땔 땔감을 주었다.

 정말 고마운 친구가 아닐까?

그 친구의 이름은 리기다소나무이다.

리기다소나무는 전쟁으로 벌거벗은 국토의 녹화를 위하여 시작된 70년대 치산녹화시기의 대표적인 조림수종이다. 리기다소나무는 상처받은 산의 일회용 벤드와 같이 아픈 상처를 감싸고 새살이 돋을 수 있게 해주었던 고마운 친구이다.

세월이 지나 그 고마움이 잊혀지고, 이젠 오히려 좋은 나무가 많은 데 왜 이렇게 아무 쓸모도 없는 나무를 많이 심어 산을 망쳐 놓았을까! 이건 잘못된 국가정책이야! 하면서 리기다소나무와 심은 사람까지도 잘못을 탓한다.

우리나라 산림은 경사가 급한 험준한 산악이면서도 대부분 화강암, 풍화토로 이루어져 있어 비만 오면 쉽게 영양분이 떠내려가 쉽게 상처 받는 체질이다. 그래서 척박지에서도 생존력이 강한 소나무가 한민족의 삶과 함께하여 왔다.

그런데 아무리 척박한 임지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소나무일지라도 한국전쟁으로 불 질러지고 군사물자로 베어져버리니 국토는 급격히 벌거벗고 토양 양분이 급격히 소실되어 이제 소나무마저도 자라지 못하게 되었다.

이때 미국에서 긴급 도입한 리기다소나무는 척박한 임지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빠른 초기 생장력으로 다른 나무가 살 수 있도록 숲에 생명을 주고 인간과 야생동물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

요즘 차를 타고 도로를 지나다보면 벌목되고 있는 산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산림훼손이니 환경파괴가 아니냐 하지만 일회용 밴드는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면 벗겨낸다.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벌채되어지는 것이다.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벌목된 통나무는 종이 재료인 펄프재의 원료로 사용된다.

리기다소나무가 벌채된 자리에는 편백나무, 백합나무, 강송, 잣나무, 옻나무, 참죽나무 등 숲속 산소를 주는 피톤치드 나무, 벌들에게 꿀을 주는 밀원수, 집을 짓는데 좋은 재질의 목재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나무가 심어 진다.

제73회 식목일을 맞이하여 푸른 숲과 맑은 물, 깨끗한 공기를 선물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쉽다.

(도청 총무과 녹지6급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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