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무궁화의 메카로 성장시키자
전북을 무궁화의 메카로 성장시키자
  • 이승복
  • 승인 2018.04.02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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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식민지 통치는 역사의식의 많은 부분을 왜곡시켰으며 국권회복 이후로도 청산되지 않은 것 중의 하나가 무궁화에 대한 잔재가 아닐까 싶다. 일제의 말살정책에 의하여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고 지저분하다는 오해를 받으며 국민들로부터 멀어졌고, 국권회복 이후로는 국화(國花)로서의 공공재로 보급되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생활속으로의 보급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왜곡된 인식과는 달리 무궁화는 실제 진딧물을 찾아보기 힘들며 유럽 특히 프랑스 등에서는 무궁화가 각광받는 여름철 조경수로 화훼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원예전문 매장에 무궁화 단독코너가 있을 정도로 사랑 받고 있는 원예수종이다. 또한 무궁화는 화훼학자들로부터 여름철 대표 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하여 정원수, 조경수, 가로수로 조성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무궁화에 대한 참 모습을 되찾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될 때가 아닐까 싶다. 외국의 경우 자국의 국화를 일상화시켜 꽃으로 많이 유통시키고 있으며, 국화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축제로 승화시켜 국가 브랜드를 높임과 동시에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꽃 무궁화 산업기반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무궁화에 대해 전라북도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전라북도는 사실 전국 무궁화 재배의 중심지(무궁화 재배 전국 1위, 재배농가의 46.7%, 재배면적의 74.9%, 재배수량의 65.1%)이며, 전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는 지자체로서는 유일하게 2010년부터 육종연구를 통하여 신품종(백운, 덕현, 새만금, 전라천년) 개발 및 외국 품종특허와 보급진출을 모색하는 등 무궁화 육종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또한, 완주군의 경우 무궁화 거점도시로서 무궁화테마식물원, 무궁화동산, 무궁화오토캠핑장, 무궁화길 조성 등 홍보와 체험의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 향후 전라북도를 무궁화의 메카로 성장시켜 우리 국화를 통한 산업화와 세계화를 가속화 하는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것은 무궁화도 결코 예외가 아닐 것이다. 무궁화는 우선 북한의 국화인 함박꽃과 통일 후 국화에 대한 조율의 시기를 대비하여 국립무궁화연구소(가칭) 설립을 기반으로 국가적 차원의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세계화할 수 있는 산업화의 기반 마련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트렌드로 변화해야 할 진흥의 시기에 와 있다.  

  이를 위한 육종과제로는 향기가 없는 아욱과 식물인 무궁화 품종 중 향기 나는 품종, 씨가 맺히지 않아 꽃이 많이 피고 오래 가며 꽃잎이 두껍고 깨끗하게 지는 품종, 잎에 선모가 없어 만져도 알레르기가 없는 품종, 내충성 및 내한성 품종, 화분용 및 선물용으로 가능한 왜성형 실내 개화성 품종 등 관상가치가 우수하고 세계화가 가능한 우수한 유전형질의 품종개발이 필요하다.  

  무궁화 진흥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무궁화 보급·관리를 위한 법적 기반이 2016년 마련되었고 2018년 3월 산림청 진흥계획에 무궁화연구소 설립이 포함되었으며 국화인 무궁화를 법률로 제정하기 위한 국회의 법률(안)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 꽃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생활 속 꽃으로 세계 속 꽃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시대에 와 있다. 무궁화는 이제 경외와 애국의 대상에서 국민친화적인 이미지를 통하여 우리 국민 개개인의 삶과 가정을 넘어 세계인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지지 않는 불꽃으로 피어 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대내적으로는 무궁화 법제화와 국립무궁화연구소 설립을 기반으로 한 국가관리 체계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무궁화 세계보급 활로 확보가 함께 해야 될 것이다. 순국선열이 국가독립을 위하여 목 놓아 외칠 때 함께한 태극기와 무궁화를 마음속에 새겨본다.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이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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