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4차산업혁명의 선도기지로 만들어야”
“새만금, 4차산업혁명의 선도기지로 만들어야”
  • 이형규
  • 승인 2018.04.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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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히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했을 법한 고택(古宅)을 발견 할 때가 있다.

 처마에 달린 거북조각을 보고 있노라면 고택의 장수를 바라는 선조들의 염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수백 년의 세월을 이겨 낸 고택엔 시작단계부터 비밀이 숨겨져 있다. ‘천년을 견딜 수 있는 집을 짓는다는 것은 천년의 시간을 버틸 나무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대목장(집짓는 장인)들은 전한다. 

  중세문화가 웅장하게 자리 잡은 유럽에서도 오랜 세월, 기품을 지키고 있는 문화유산들을 흔히 마주하게 된다. 건축기간만도 수십 년, 많게는 백년 가까이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소중한 걸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은 동서양이 한결 같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시간 정성과 값진 노력으로 미래의 시간을 담보 했다. 적어도 그 시절엔 그랬다. 

  지난 2월 28일 희소식이 전해졌다. 새만금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그간 새만금에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왔다. 무려 30년이라는 기간 동안 엄청난 공을 들였다. 전라북도 아니 대한민국 100년을 기약하는 야심찬 계획들을 여러 차례 그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진척률은 고작 12%에 머무르고 있다.  

  21세기에 30년은 실로 엄청 난 시간이다. 기술개발로 시간의 밀도가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축되어 있다. 새만금간척지를 개발하겠다고 했던 그 시절에 4차 산업혁명이니, 블록체인, AI, 자율주행 자동차 등을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지금은 국가도 도시도 온통 경쟁시대이다. 세상은 글로벌 경쟁시대인데, 그간 새만금 개발은 중세 시대 건축 공정처럼 더디기만 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적기에 대응하고 투자회수율 높이는 게 기본이다. 그래야 경쟁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 지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굳이 그 이유를 찾고 싶지는 않다.  

  다행스럽게도 새 정부 들어 달라진 모습들이 엿보인다. 새만금 전담체계 강화, 국가주도 용지매립, SOC 조기 구축 등 새만금 핵심사업들이 대선공약으로 채택되면서, 이제야 제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새만금특별법 개정으로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의 근거가 마련되면서 민간투자에 의존했던 내부개발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치고 환영할 일이다. 이제야 희망이 보인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지난해 11월 법안 발의 이후 불과 4개월만에 이루어낸 쾌거이다. 국토위와 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그야말로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은 한마음 이였다. 

  요즈음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한국GM 군산공장 등 전북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경제에 불씨를 당겨야 하는데 그 나마 정부가 나서서 새만금 개발을 본격화 한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처럼 살아난 새만금 개발의지가 멈춤 없이 순항하여야 한다. 그래서 동북아 경제중심 새만금이라는 구호가 이제 현실로 이어져야 한다.  

  새만금 정책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새만금위원회에서도 농생명 소위원회, 신산업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산업의 시범사업을 검토하고, 새만금을 새로운 성장 거점 동력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새만금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루라도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전북 경제가 살고, 대한민국 경쟁력이 산다. 오는 9월이면 새만금개발 공사가 법정자본금 3조원 규모로 출범한다고 한다. 이후 국제협력용지 매립을 시작으로 새만금 관광레저용지까지 순차적으로 매립이 진행되고, 2023년 세계잼버리 대회를 기점으로 SOC 체계가 구축되면, 천년을 견딜 고택을 꿈꾸던 대목장의 염원처럼, 전라북도민의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 올 것이다.

 이형규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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