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식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아니면 말고식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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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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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6일 낮 12시 익산 3곳 측정망 미세먼지(PM2.5)농도가 ㎥당 평균 111㎍으로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전북지역 전체 평균도 70㎍(나쁨)으로 공장이 많은 수도권이나 다름없었다. 사흘째 전북지역의 초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을 기록한 것이다. 하늘은 온통 잿빛이었다. 숨쉬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연일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청정지역임을 자랑해온 전북지역의 초미세먼지 고농도 일수가 전국 최다라는 통계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익산은 초미세먼지 관측망이 있는 전국 15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당 51㎍ 이상) 수준 이상을 기록한 날이 68일로 가장 많았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30일 이상 발생한 전국 25개 시군구에 익산과 정읍(36일) 김제(35일) 고창(30일) 등 전북지역 4곳이 포함됐다. 수도권을 제외하곤 가장 많았다. 지난해 17개 광역지자체 고농도 평균 일수에서도 전북은 30일로 최고치였다.

인구와 차량, 공장 등은 수도권 등 타지역에 비해 낙후된 전북이 초미세먼지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환경전문가들은 동쪽의 노령산맥이 공기 흐름을 막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익산과 정읍의 초미세먼지 일수 최고치 수준은 축산 악취가 주범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은 미세먼지(PM10)를 10㎍ 정도 저감하면 수명이 0.6년 연장된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저감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지가 아니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그럼에도 전북도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느슨하기 짝이 없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 조업중단 권고, 소각시설 가동시간 단축 및 소각량 조정,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권고와 홍보 유도 등 시민들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다. 초미세먼지 일수 전국 최고 수준으로 숨이 막히는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저감 대책은 언급조차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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