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생명공학
4차 산업혁명과 생명공학
  • 유강열
  • 승인 2018.03.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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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겨울이 봄을 시샘하여 꽃샘추위로 흔들다가 떠나고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미세먼지와 아침녘 자욱한 안개가 먼 산을 가리고 있지만,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고 봄꽃들이 피어오르고 새싹들이 올라오고 있다. 남과 북 사이에도 평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평양공연을 준비하고 공연이름도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봄이 온다’ 이다. 봄의 시작은 곳곳에서 어김없이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전임 대통령이 구속되고 금기시되어왔던 많은 내용이 당당히 언론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봄을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계절, 정치, 사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시작들이 다가오고 있다.

 산업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정보화 혁명을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물리적,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가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

 18세기에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과 19세기말에 전기와 대량생산체계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 20세기 말에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으로 디지털혁명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4차 산업혁명시대는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초연결성, 초지능화의 특징으로 정보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지능화된 사회를 예측한다.

 2016년에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토론한 이후로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와 과학자들이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 사회 변화를 논의하였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로봇공학, 생명공학 등 여러 신기술과 결합하여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빅데이터를 공유하여 분석해야 하고 인공지능이 활용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취득과 학습을 통해 의료용 닥터로봇 왓슨처럼 로봇 스님, 로봇 목사도 조만간에 등장할 수도 있다.

 생명공학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유전자편집기술이 핵심이 될 것 같다. 세계적인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서 2015년 최고의 생명공학기술로 평가된 효소가위(CRISPR)기술은 유전자의 편집을 50불 정도의 싼 가격에 쉽고 빨리 진행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실제로 형광돼지를 만들었고, 앞으로는 유전자조작만으로 몸짱을 만들고, 수명과 관련된 유전자인 텔로미어를 조작하여 불로장생 DNA를 만들 수도 있다. 영화 ‘쥬라기공원’과 같이 공룡을 재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염소와 거미 유전자를 편집하여 인공거미줄을 생산하여 방탄복의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매우 높다. 2017년 12월에 미국의 스파크세라퓨틱스사는 유전질환인 선천성흑내장의 실명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한쪽 눈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4.7억원이라고 하니 일반인은 접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다. 그러나 유전자편집 기술이 실용화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의 결과 예측은 긍정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의 공유를 통한 빅데이터의 확보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아주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 같다.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을 규제할 것인지 활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인류의 윤리문제와 인간의 욕망을 조화롭게 어떻게 제어해 나가야 할지도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생명공학의 4차 산업혁명은 닥터로봇, 유전자편집 이외에도 스마트농업, 치료용 마이크로비옴 (장내미생물),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 등 다양한 결과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생명에 관한 혁명이며 삶의 질에 관한 혁명이 될 것이다. 빌게이츠는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이를 애써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 하였다. 우리들은 이 범주의 사람은 아닌지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유강열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 원장> 

 약력 ▲미국 인디애나의대 연구원 ▲농림축산식품부 지역연구활성화TF 위원 ▲지자체연구소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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