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뜯는 일도 요즘엔 제초제를 많이 하기에 함부로 아무 곳에서나 앉아 쑥을 캘 수가 없고 미세먼지가 극성이라 아예 나갈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추운 날 웅크리고 지내다가 드디어 날이 풀려 야외 활동하기에 참 좋은 날인데 함부로 나다닐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학교에서도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수준인 요즘에는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가 놀지 못한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아이들도 꽤 많아져 학교풍경이 예사스럽지 않다.
한창 뛰어놀아야할 아이들을 실내에 붙잡아두려니 선생님들로서는 참 어려운 일이다. 수업시간 내내 교실에서 지내다가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 지내려니 몸부림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다행히 학교마다 특별실들이 갖추어져 있으니 수업시간에 더 많이 활용해보면 좋겠다.
국어시간이면 교육과정과 관련해서 도서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고 강당,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등을 활용해서 수업을 진행하면 교실에서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다 책을 읽은 후 미술실에 가서 독서감상화를 그려볼 수도 있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학습을 하면서 만든 자료를 컴퓨터실에 가서 PPT자료로 만들어 발표해보는 수업을 할 수도 있다.
미세먼지수준이 나쁨 수준이 아닌 날에는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봄에 핀 꽃들을 돌아다니며 찾아보기 놀이도 하고 봄꽃 사진을 찍어오자.
꽃사진을 다시 교실에서 아이들과 같이 보면서 동시를 짓거나 이야기 짓기를 해보고 ‘할미꽃’처럼 꽃에 얽힌 전설을 함께 알아보기도 하고 꽃에게 편지쓰기를 할 수도 있다.
또 각종 꽃 모양을 얼굴크기에 맞게 만들어 쓰고 연극을 하거나 노래를 불러보는 것도 좋다.
벚꽃이나 개나리꽃 잎처럼 작은 꽃잎들은 한 장 한 장 정성껏 책사이에 넣어 말린 후에 다 마른 꽃잎을 코팅해서 책갈피로 활용하도록 하거나 꾸미기 재료로 활용해보도록 해볼 수도 있다.
‘봄’에는 여기저기서 꽃이 피어나고 싹이 돋아나고 안보이던 벌, 나비가 찾아오니 참으로 볼 것이 많다. 이럴 때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보다 나은 만족감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어른들의 반짝이는 창의적 발상이 필요한 때이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