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일 캠퍼스와 대학의 경쟁력
한스타일 캠퍼스와 대학의 경쟁력
  • 김동원
  • 승인 2018.03.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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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가을부터 우리 대학에서는 한옥형 정문을 포함한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이 논란이다. 새 학기 들어서는 대학 본부와 교수회 간의 대립뿐만 아니라, 일반 교수들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대학 본부는 교수회 평의회, 단과대학 순회방문 등을 통해서 대학의 평판도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강의실이나 교육 시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기회손실에 대한 불만이 크다. 멀쩡한 정문과 분수대 대신 한옥형 정문과 정자를 신축하는 것이 당장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캠퍼스 건축은 한스타일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는다.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 사업은 1~2년 안에 마무리될 수 있는 단순 공사가 아니다. 캠퍼스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캠퍼스 건축 및 조경을 포함하여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재원도 막대하게 소요된다. 따라서 선진국의 주요 대학들은 캠퍼스 개발을 위해서 적어도 5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학내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동문 및 지역사회 등과의 공론화 과정도 거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구성원들이 대학 본부와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감과 공론화 과정이 충분치 않다고 여기는 한, 그리고 마스터 플랜이 수립되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하여 우리는 대학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교수와 학생의 학문공동체로 정의된다. 따라서 대학은 교수, 학생, 교직원, 그리고 캠퍼스 및 시설 장비(이상 구성요소)를 확보하고,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할 학사제도와 행정 지원체제(이상 시스템)를 갖추어야 한다. 취업, 논문, 저술, 특허, 창업 등은 이러한 구성 요소와 시스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구성요소의 품질과 시스템의 효율이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어느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가. 즉, 어느 요소에 우선적으로 대학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인가 문제가 남는다. 대학 내외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우수한 교수와 우수한 학생 유치를 먼저 손꼽는다. 많은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우수 교수 및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이다. 좋은 보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원석을 우선 확보하는 것처럼, 교수와 학생 자원이 우수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 만들기는 한계를 갖는다.

 물론 우수한 교수와 우수한 학생 확보만으로 좋은 대학을 만들 수 없다. 높은 품질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사 제도와 행정 서비스체제, 즉 우수한 대학 시스템도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이 요구하는 효과적인 대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아울러 우수한 학사 행정 및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여 효율적인 대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최근에는 많은 대학들이 스마트 캠퍼스 조성 등 대학 시스템의 선진화와 효율화에 앞장서며, 매년 상당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볼 때, 캠퍼스 개발이나 이미지 메이킹은 우수한 교수나 학생의 확보, 우수한 대학 시스템의 구축보다 우선순위에서 결코 앞설 수 없다. 우수한 캠퍼스 환경을 갖추고도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는 대학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자원 제약하의 대학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용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우선순위 전략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그 전략은 구성원들의 공감과 동의하에 추진되어야 탄력을 받는다. 학생 취업률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열악한 강의실이나 도서관 환경, 노후한 컴퓨팅 장비로 학습하는 N포 세대 학생들에게, 정문 신축이나 이미지 메이킹 사업은 동의를 받기 어렵다.

 어느 대학이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좋은 대학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는 우수한 교수와 학생을 확보하고, 우수한 대학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교육과 연구의 품질을 높여야 가능하다. 따라서 대학은 이 부분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아시아 대학 평가 1위의 싱가포르 난양공대 정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우수한 스타교수와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드는 것은 알고 있다. 어려운 여건일수록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한스타일 캠퍼스 개발 사업은 교육과 연구 지원 사업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낮은 반면, 예산은 장기간 막대하게 소요된다. 대학본부의 설명대로라면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사업은 향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은 이에 대한 논의가 현재 진행형이 될 것이다.

 김동원<전북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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