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 왜 못하고 있나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 왜 못하고 있나
  • 김중석
  • 승인 2018.03.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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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동안 개발 방향조차 정하지 못한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지역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언론이나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오래 전 이 업무를 추진했던 당사자로서 암울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이 올바른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어 글을 쓰게 되었다.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이야기는 2004년에 처음 시작되어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삽도 뜨지 못한 사업이다. 2007년까지 3년간 하내 못 하내 지지부진하다가 2008부터 2010년 사이 뭔가 되는 듯싶었다가, 다시 답보 상태다. 본 재개발 사업이 되는가 싶었던 3년간 직접 업무를 처리한 사람으로 아쉬움이 크다.

이 사업은 2004년 전주시가 종합경기장에 대하여 컨벤션복합시설지구 기본 구상 용역과 이듬해 스포츠타운 조성 기본계획 및 종합운동장 건립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것이 발단이 되어, 2005년 전라북도가 전주시에 전주종합경기장을 조건부 양여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2개의 용역보고서가 사업추진 발목을 잡은 원인이 되고 있다. 용역보고서에는 국제회의산업육성에관한법률시행령 제3조의 국제회의시설 규모에 미달한 컨퍼런스센터(호텔을 겸한) 건립비로 538억원, 1종 육상경기장 549억원, 야구장 564억원으로 건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소요 재원은 재정사업을 염두 해 두고 있었다.

한편,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토지이용계획은 컨벤션센터 복합형 호텔 부지로 40%, 생활체육 쌈지공원로 50%, 야외 전시장로 10%를 활용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어 지금의 개발 방향과 흡사하다.

 초창기(2004~2007년) 사업비 조달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답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을 때인 2008년 필자가 이어받았고 재원마련 방안을 찾아 연구보고서에 담아내면서 현안업무로 떠올랐다.

 2008년 당시는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사업에 대하여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집행부 간부들조차 반대하는 시의원과 시민단체 눈치 살피기에 급급했고 재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반대 이유는 컨벤션 사업이 적자사업이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반면 회수 기간이 오래 걸려 재정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전주소리문화의 전당을 예로 들며 매년 수십억 원의 시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필자는 이런 반대 목소리를 반영 재정 부담이 없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냈다. 2년 2개월에 거쳐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자료 수집과 검토 보고(3.47GB)를 거쳐 완성시켰다. 그리고 시의회 동의를 받고 6개월간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까지 완성시키고 자리를 떠나게 되었다.

 그 후 필자가 수립 시의회 동의를 받았던 사업계획은 3차례 변경을 거치면서 사업추진이 표류하고 있다.

 필자의 계획은 전라북도로 부터 조건부 양여받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중 85천㎡(70%)를 2,314억원으로 계산 민간사업자에게 양여하고, 대가로 2,314억원에 해당하는 컨벤션센터(831억원)·1종육상경기장(949억원)·야구장(534억원)을 민간사업자로부터 기부받은 계획이었다.

  그런 계획이 3차례 변경되었다. 1차 변경(2011. 11월)은 컨벤션센터 사업비 831억원을 662억원으로 169억원 줄여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고, 1종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사업비는 1,483억원을 1,000억원으로 483억원 줄여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차 변경(2014. 7월)은 컨벤션센터 사업비를 662억원을 683억원으로 21억원 증액하는 변경이다. 3차 변경(2015. 7월)은 1종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사업비 1,000억원을 700억원으로 300억원 줄여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

 변경 내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주시 의회 회의록(제269회·제285회·제312회·제322회 도시건설위원회와 행정위원회 회의록)과 의안 심사보고서를 참고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당초, 1차 변경, 3차 변경 3가지 안을 시민이 선택하게 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관심이다. 이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부동산학을 공부해야 했고,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다. 혼을 쏟아 만든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가 이렇게 변경될 줄 몰랐다.

 김중석<전 전주시컨벤션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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