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지혜를 모아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지혜를 모아야
  • 최규명
  • 승인 2018.03.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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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길목에서 지난 21일이 춘분(春分)이었다. 춘분은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옛날 농경시대에서는 이 시기에 밭을 갈고 담장을 보수하는 등 농사 채비를 하는 시점으로 여겼다. 이러한 생명을 움틔우는 출발의 시기임에도 우리 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에 이어 GM군산공장 폐쇄라는 일련의 사태가 봄의 서막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보다 더 매섭게 군산지역 경제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 해 전해진 GM군산공장 직장폐쇄 소식은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우려와 실망감을 안겨줬으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고 따뜻한 봄기운에도 불구하고 군산지역 경제를 엄동설한으로 만들고 말았다. 

  GM군산공장은 한때 전라북도 총수출 물량의 50%를 담당할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으며, 호황기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지역수출의 20~30%를 차지해 공단부근 주민은 “GM공장 덕에 먹고 산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던 효자산업이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에 이어 GM 군산공장마저 폐쇄소식이 잇따르자 인근 음식점은 물론 부동산, 생필품 등 상당부분의 거래가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군산지역 총생산도 15%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0년대 초 ‘대우자동차 살리기’에 이어 몇 년 전에도 수출과 내수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군산공장을 살리기 위해 시민과 자치단체, 유관기관은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GM차 사주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였고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도 업무용차량 900여대를 매입하는 등 지역상생을 위해 나름 일정부분 기여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렇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함께해 온 터라 당시 협력했던 기관과 군산시민의 허탈감은 더 크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탓을 하기에 앞서 노사, 시민, 공공기관, 정부 등 모두가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지역경제 동반성장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이웃이 어렵고 힘들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돕고 위로하는 공동체 의식이 다른 나라 국민에 비해 많이 내재되어 있었다. 현대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는 경쟁구도와 이익우선 속에서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품은 업체들이 등장했으며, 또한 대기업과 공공기관도 중소기업이나 지역주민과 동반성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동반성장하는 동기부여를 위해 공공기관에서부터 선도적 역할수행을 유도하고자 정부는 매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도 올해 창업지원과 30개 민간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 중소기업 협력펀드 확대조성과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출연, 각종 장학제도 운영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공공기관 부문 최고등급을 받았다. 

  이와 같이 더불어 잘사는 경제실현은 공공기관의 또 다른 책무라 생각하며 동반성장은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옳은 방향이다.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번 군산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시시비비하는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서로 간에 위기 해소를 위한 방법을 갖고 합심하여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는 법이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연착륙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 양보와 타협을 통해 우리 전북이 더욱 더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규명 /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약력 ▲LX 한국국토정보공사 감사실장 ▲〃인사처장 ▲〃전북무주군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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