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민예총, 미투운동 지지 성명 발표
전주민예총, 미투운동 지지 성명 발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3.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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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 고양곤 회장 취임
(사)전주민예총 고양곤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23일 오후 3시 카페 몬에서 미투지지성명서를 발표했다. (김미진 기자)
 전북지역 문화예술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사)전주민예총에서 ‘미투(Me too)’운동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주목되고 있다.

 전북 연극계에서 촉발된 ‘미투’운동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각 지역 문화예술계의 대표 조직과 단체에서 공식적인 목소리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만큼, 이번 전주민예총의 성명서는 남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 또는 조력자와 함께 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선언은 어렵사리 입을 연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독려하는데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에 따라 이번 성명서 발표가 단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미투’운동을 인권의 문제로 확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문화예술인들의 성폭력 문제는 물론 위계에 의한 괴롭힘, 집단 따돌림이나 학대 등의 문제까지도 해결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여론이다.

 (사)전주민예총은 22일 오후 3시 카페 몬에서 ‘그들의 눈물을 닦고 외침에 귀 기울이자’라는 제목의 ‘미투 지지’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주민예총은 “2018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성폭력 성추행이 일상화되어 있었음을 확인해야 했다”면서 “더군다나 우리 문화예술계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당혹감과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말로는 양성평등을 외쳤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해야 한다 했으면서도 우리는 어리석었다”면서 “그런 일은 저만치서 일어나는 소수의 행위이고, 사소한 개인의 영역이라고 치부했던 것이다”고 반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그렇게 팔짱끼고 눈 돌리고 있을 때, 피해자는 두려움에 떨며 혼자 감당하려 애썼고, 심지어는 삶의 목표와 의지마저 놓아야 했다”면서 “사소하다고, 남의 일이라고, 무관심했던 우리는 분명 공범자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주민예총은 회원 스스로와 문화예술계에 몇 가지 실천 사항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주민예총은 “미투 운동과 위드 유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예술인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고, 침묵과 방관으로 외면하지 않으며, 성폭력 가해자 또는 조력자와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국가나 지방정부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은 성평등과 인권문제가 발생한 개인 혹은 단체에 지원하지 말 것이며, 문화예술계의 성 불평등, 성폭력 상황 등의 행태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에는 전주민예총 제1대 이형로 전 회장과 제2대 고양곤 신임 회장의 이·취임식도 열렸다.

 지난 2014년 출범한 전주민예총은 그동안 국정교과서 반대, 블랙리스트 규탄, 박근혜 탄핵 집회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에 힘써왔다.

 이날 취임한 고양곤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부회장에는 송기영(음악분과)·심홍재(미술분과)·유수경(문학분과) 회원이 선임됐다.  

고양곤 회장은 “중책을 맡아 마음은 무겁지만,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 사건, 촛불집회에서 시민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면서 “전주민예총이 늘 그래왔듯, 예술의 사회적 책무를 늘 고민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또 소외된 이들과 함께 가는 문화예술 활동을 하겠다”고 취임의 변을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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