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시대 가뭄 극복과 물의 소중함
물 부족시대 가뭄 극복과 물의 소중함
  • 이승복
  • 승인 2018.03.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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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3월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1992년 UN이 리우환경회의에서 “세계 물의 날”를 지정하였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동참하여 해마다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 많은 곳에서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제 2도시 케이프타운이 100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급수 중단위기에 처하면서 정부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극심한 가뭄 탓으로 남아공 9개 주 가운데 3개 주가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케이프타운 당국은 물 소비를 대폭 줄이지 않을 경우 취수원의 물이 고갈돼 물 공급을 완전 중단되는 “데이 제로(Day Zero)”를 설정하고, 주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50ℓ로 제한했다. 50ℓ는 일주일에 세탁기 한번 돌리고, 가정에서 샤워는 90초, 변기 물은 한번 내릴 수 있는 양이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이용가능한 물의 양에 따라 전 세계를 물 기근, 물 부족, 물 풍요 국가로 분류하여 발표하였다. 2003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연간 1인당 이용 가능한 물의 양이 1,453㎥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었고, 2025년이면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물 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도내에는 용담댐, 섬진댐, 부안댐, 동화댐이라는 큰 수자원이 있다. 하지만『전라북도 수자원장기개발종합계획(2011~2025)』 보고서를 보면 전라북도는 2025년 물 공급 가능 양은 연간 29.6억톤이지만,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에 필요한 수요량은 년간 30.8억톤으로 연간 1.9억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우리는 최근 몇 년 전부터 가뭄과 물 부족의 심각성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은 가뭄으로 도내 주요 상수원 댐의 저수율은 32.8% 수준이였다. 특히 상수도 전용 댐인 부안댐 유역에는 최근 3년 연속 평균의 70~80% 수준의 강우량에 작년 9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저수율이 28%까지 떨어져 가뭄 관심단계에 진입하였다. 이는 비가 오지 않거나 추가 용수를 확보하지 않으면 상수도 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도는 부안·고창군, 유관기관과 함께 부안댐의 수자원 확보 및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다각적으로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부안댐 상류 청림제, 거석제 등 4개 저수지에서 76만톤을 확보하여 부안댐에 유입시키고, 하류에 있는 해창보에서 25만톤을 펌핑하여 부안댐 추가 용수를 확보하였다.

 또한, 고창군은 섬진댐에서 일일 상수도 7,400톤의 용수를 대체 공급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차질없이 생활용수를 공급하였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이 절수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

 가뭄은 자연재해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가뭄과 물 부족시대에 도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 정수장에서 만들어진 물을 각 가정까지 누수없이 공급하기 위해 2022년까지 1,452억원을 투자하여 노후화도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군 지역을 우선 추진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시 지역까지 확대할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존의 가압 급수방식을 자연유하 방식으로 개선하고, 소규모 수도시설 관로 보수 등에 매년 100억원 정도 투자하여 상수도 누수율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도민들의 협조 없이는 우리가 처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도민들은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여 아끼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재이용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다. 이는 물이 생명체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데 근간이 되어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인 물을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인류에게 당면한 물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소중한 물 자원 보전에 도민들의 더욱 많은 관심과 실천을 기대해 본다.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이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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