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뭔가가 부족하다”
“지역 축제, 뭔가가 부족하다”
  • 강주용
  • 승인 2018.03.20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군 등 지역별로 개최되는 축제의 컨트롤이 필요하다

  얼마 전 24절기의 하나인 경칩이 지났다. 다음 주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도 도래한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누구나 마음이 더없이 설렌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타결이라는 따듯한 평화의 소식도 봄과 같이 왔다.

  봄이 오는 3월부터 지역마다 다발적으로 축제가 시작된다. 봄과 더불어 가장 먼저 시작한 축제는 지난 3월10일부터 11일에 개최한 제14회 진안고원 운장산 고로쇠 축제이다. 포스터가 특이하다. 지역주민들이 교복을 입고 축제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교복과 고로쇠는 행사 문구로 연관성을 알 수 있다. ‘찾았다! 이01팔(2018) 청춘, 진안고원 고로쇠가 당신의 청춘을 돌려드립니다’, ‘진안고원 고로쇠 먹고, 28청춘 가즈아’ 기막히다. 고로쇠가 젊음을 상징하는 교복으로 표현했다. 특이하고 흥미로운 축제포스터이다.

  전라북도에서 개최된 전년도의 많은 축제를 보면서 뭔가가 부족함을 느낀다.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지역만의 축제로 멈추어 버린다는 느낌도 받았다. 전라북도에서 하는 축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더 많은 외지인이 전라북도를 방문할 것이다. 지역마다 분산되어 개최되는 축제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홍보하면, 더 많은 사람이 축제를 계획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지역 상권이 당연히 활성화된다. 전라북도에서 가장 상급기관인 전라북도청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작년 말에 전북도는 시·군 축제평가를 했다. 전북도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시·군의 대표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 선정 후보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도내 문화관광 축제평가시스템의 공정성이 논란이 되었다. 도내 14개 시군별로 치러진 각각 대표행사 컨설팅 용역 연구진으로 참여했던 인물이 다시 이들 행사를 평가하는 전북도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즉 특정 시군의 행사 컨설팅을 담당했던 용역 연구진이 다시 도 평가위원으로 들어갔고, 이들이 용역연구에 참여했던 특정 시·군은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문화관광 축제 평가시스템에 불신이 많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 관계자는 “축제와 관련된 전문가 인력풀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평가시스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하여 일단 진정되었다. 상급기관인 전라북도청이 축제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은 단적인 모습이다.

  우여곡절 끝에 선정된 축제는 (사)한국축제콘텐츠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 참여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은 전국 1천여 개의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콘텐츠 ▲관광 ▲경제 ▲예술·전통 등 4개 부문을 시상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완주와일드푸드축제가 대상을 수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4년 연속 문화관광 유망축제로도 선정되었다. 순창 장류축제는 경제부문대상을 받았다. 또한, 3년 연속 경제부문 대상이다. 선정되었다. 그리고 무주받딧불축제는 관광 부분 대상을 받았고, 2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진안 홍삼축제는 2년 연속 특별상인 프로그램 우수상을 받았다. 전라북도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놀랄만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 우수한 지역별 축제가 지역별로만 남고 파급되지 않는다.

  우리는 냉정하고 분석적으로 우수한 축제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우수한 지역만의 축제를 그 지역만으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상급기관인 전라북도청은 우수성이 입증된 축제를 다른 지역에도 우수한 장점을 알려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침해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라북도청은 상시적인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가칭, 전라북도 시·군축제협의체라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이 협의체을 통해 축제의 1년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이 협의체는 도내 전체 축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자나 블로그 등을 만들어 보급하고, 매년 초에 전국적으로 홍보한다면 외부 관광객의 방문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입상한 4개 지역축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른 지역에도 그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일부 지역 축제를 우수 축제로 만들 수 있다.

  전라북도는 산업적·경제적으로 기반이 취약하다. 지역축제를 통해 문화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면, 경제가 열약한 전라북도를 천년 전통의 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다. 멋진 지역의 축제를 통해 문화와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를 지향하는 전라북도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도내 모든 축제가 우수하고 멋진 축제로 거듭나도록 전라북도청은 상급기관의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한다.

 

 강주용 전북교육청지방공무원노조 사무총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