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단절 이유는 ‘결혼과 육아’
여성 경력단절 이유는 ‘결혼과 육아’
  • 김철민 기자
  • 승인 2018.03.18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 완산구 반월동에 사는 김모(45·여)씨는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실 강사를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어려움을 느끼며 겨우 잡은 일자리였다.

 김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 도내 한 대학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시간 강사까지 했었던 경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내 능력보다는 결혼이나 아이 유무만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경력단절이 된 도내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고 고용 여건이 좋지 않은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전라북도에는 29만6천명의 여성이 경력단절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경력단절 이유로는 결혼이 34.5%, 육아가 32.1%, 임신 및 출산이 24.9%였다. 결혼과 육아 그리고 임신 및 출산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라북도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 된 원인으로도 가사(16.1%)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 한 관계자 “자료에서 봤듯이 여성의 경력단절 이유로 결혼과 육아 등이 높았다”며 “여성에게 있어 결혼 이후의 삶이 직장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의 기업 인사 담당자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에 84.1%가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로는 ‘대체인력 채용에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서’와 ‘기존 직원들의 업무가 과중되기 때문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렇듯 회사에서는 여성들의 결혼이나 육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여성들은 경력을 이어가기 힘든 현실이다.

 결혼과 출산 후 여성들이 임시직 등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일자리로 취업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도내 임시직 취업자는 15만 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이 9만 7천명으로 남성 6만 보다 3만7천명이 더 많았다.

 2014년과 비교 해봐도 여성은 2014년 9만4천명에서 지난해 3천명 증가했으나 남성은 오히려 2014년 6만3천명에서 3천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정규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좋지 않은 임시직에 도내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이 취업했으며, 3년 사이 여성의 임시직 취업이 늘어난 반면 남성의 임시직 취업은 줄었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원광대 경제학부 김민정 교수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사회적 인프라가 늘어나 아이들의 육아를 도와줘야 한다”며 “아이들의 육아로 인해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