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국인’을 생각하다
‘도전 한국인’을 생각하다
  • 이민영
  • 승인 2018.03.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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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7회 ’도전 한국인‘ 시상식이 있었다. 하객으로 참석해 객석에 앉아 수상자의 소감을 귀담아 들었다.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전진하고, 발전하는구나 싶어 존경심이 절로 났다. 도전에는 항상 실패라는 위험요소가 내포돼 있어 항상 두려움이 동반된다. 도전은 실패의 대척점에 있는 성공만큼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수상자는 무모하게 사업에 도전했다가 부도를 내고 재도전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인지상정이 통했던 지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다. 시상식장에서 받아든 행사 리플렛을 보니 ‘도전 한국인’ 수상자 중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았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국민 MC 송해, 장애인 산악인 김흥빈 등 각 분야의 수상자가 더욱 자랑스럽게 보였다. 이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나라가 G20에까지 들지 않았나 싶다. 우리 전북 수상자 중 정가보존에 힘쓰는 임환, 소상공인운동에 헌신한 김순규,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한 유태호 등 지인들이 도전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이 분들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인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대하다 보니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어서이다. 우리 전북에도 각 분야마다 남 몰래 피나는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다. 이들이 큰 도전으로 언젠가는 성공하게 되리라.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Schumpeter, Joseph)가 정의한 ‘기업가 정신’에서 도전의 핵심을 읽을 수 있다. 사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안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뚜렷한 의지가 있어야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이 말은 기업가 정신일 뿐 아니라 또한 도전정신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했기 때문에 그 성취감과 희열은 상대적으로 크다. 도전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짜릿한 쾌감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이든 기업이든 생존하기 위해선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는 도전이 절실히 요구된다. 머리 속으로 생각만 하고,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의 기쁨을 누릴 기회조차 갖기 못한다. 남들이 한다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어떤 분야에 도전하려면 담대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어떠한 분야에 도전하려면 움츠려 들기 마련이다. 그것은 도전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고, 기업가 정신을 교육받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도전정신은 차분하게 생각하고 탐구하는 습관에서 나온다. 즉, 미래를 예측하는 직감력, 경험에서 체득된 사고, 이를 실행하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무모한 도전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더 가까이 있다.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한국인이 많아 질 때 세계로 뻗어가는 코리아가 될 수 있다.

 ‘도전 한국인‘ 수상자인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무모한 도전으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1944년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고 재학시절인 1962년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미국정부가 주최하는 웅변대회에서 입상하게 돼 존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그 순간 장래 외교관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고 외교관 시험에 도전했다. 이 도전은 성공했다. 이후 40년의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2011년 UN사무총장이 돼 성공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퇴임 후 한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 중도에 포기했다. 도전에 실패한 것이다. 대통령이 되려는 내공이 부족했던 탓이다. 요즘 우리에게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거나 또는 기업가 정신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우려를 말끔하게 지우려면 각 분야에서 ’도전하는 한국인‘이 더 많아져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젊은이가 세계로 나아 갈 때 한국의 경쟁력은 시나브로 커진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도전 한국인‘이 많아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이민영<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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