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는 여성 해방운동
‘미투(Me Too)’는 여성 해방운동
  • 안 도
  • 승인 2018.03.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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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온 나라가 ‘미투(Me Too)’운동으로 발칵 뒤집히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이 운동이 문화계로 번지면서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고귀한 인품의 소유자로 알려졌던 유명 시인과 연출자, 배우, 종교계, 학계 등이 추악한 성추행 파문에 휩싸이면서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미투(Me Too)란 ‘나도 겪었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며 생존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함께 연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미가 있다. 작년 <뉴욕타임스>를 통해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혐의를 폭로하면서 일어난 미투 운동이 미국으로부터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으로 불어 닥친 것이다.

 그동안 권력자와 지식인 그리고 예술문화인을 막론하고 미투는 갑질 유형의 하나로 성폭력이 만연되었음이 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권력형 갑질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담대한 용기이다. 갑질로 부터 벗어나려는 여성 해방운동이며 제2의 민주화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의 간디가 쓴 경전 중의 하나인 ‘바가바드기타’ 강의록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시인이 시를 쓸 때 그 시 속에 함축될 수 있는 모든 의미에 대한 선명한 개념을 가지고 쓰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시의 아름다운 자체가 시를 시인보다 더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감을 얻은 순간 시인이 어떤 진실을 노래했다면 우리는 그 시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그 진실을 좇지 않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런 까닭에 많은 시인들이 그들의 시가 가르치는 바와 어긋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늘 아는 것을 실천하려 했던 간디는 지식인들의 자기모순을 경멸했던 것이다. 이는 아무리 훌륭한 시인이나 예술인들이라 하여도 훌륭한 작품만큼 작가의 인격이 따르지 못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못된 갑질 중의 하나로 성폭력을 일삼은 사람들 특히 공인과 같은 위치에 있는 유명 지식인들이 오늘날 미투운동의 대상자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관행을 지속적으로 뿌리 뽑아가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듯, 최근 벌어지는 미투 운동을 단순히 ‘성별 갈등’으로 치부하는 건 문제다. 우리 사회의 성폭력은 ‘권력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의 호소는 “가해자가 힘을 가진 사람이라 어쩔 수 없었다” “거절하면 꿈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했다” “업계에 나쁜 소문을 퍼뜨려 매장시킬까 봐 말하지 못했다” 등 서로 엇비슷하다. 이렇게 권력자가 약자 위에 군림하며 억압해온 것이 우리 사회 성폭력의 본질이다. 약자 혐오 혹은 비하에 여성의 몸에 대한 ‘도구화’가 맞물려 폭력적 권력이 작동해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미투 운동은 주로 사회 유명인사들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형사처벌 이전에 비판과 자숙이라는 ‘사회적’ 단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직장, 조직 등에서 이름 없는 갑이 휘두르는 권력에서 비롯된 성범죄는 재발 방지가 쉽지 않다. 직장에서 성폭력을 호소하고 문제 제기하는 행위는 뒤따르는 불이익은 물론 직장까지 잃을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가해자들의 잠시 숨어있던 음흉한 본질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활개를 칠 것이다. 지금 속속들이 밝혀진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가해자들이 자신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떳떳한 체 행세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자들도 자신에게 돌아올 후유증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미 다 알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망설이지 말고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서 모두 털어버리고 약자에게도 당연히 침범할 수 없는 존엄성과 인권,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자.

 그래서 부당한 권력관계의 작동을 멈춘다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미투 운동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현재 봇물을 이루는 여성들의 폭로를 그저 지켜볼 것이 아니라 남성들은 함께 동참하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높이는 피해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우리사회의 오래된 악습이 어떻게든 개선되었으면 한다.

 안도<전북예총 수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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