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 학교건물 상당수가 4층 이하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게 소방관계자들의 말이다. 하지만 최근 충북 제천화재나 밀양 세종병원 화재 발생 사례를 보더라도 건물 규모 구분 없이 한번 화재가 발생했다 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지고 있다. 제천 화재의 경우 소방시설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데다 설치한 화재 예방 시설마저 작동이 안 되는 등 안전불감증이 대형 참사를 불러온 것이다. 밀양 세종병원은 일련의 대형화재와 달리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작동이 원활한 데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사례다. 문제는 전북교육 당국이 도내 학교 건물의 화재 예방 시설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예산이 없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구나 도내에는 화재 발생 시 대피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유치원생. 초등학생이 다니는 건물 대부분 스프링클러 설치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안전이 우려되는 것이다. 서울이나 타지역에 비해 소방시설마저 빈약해 안전에도 지역 간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씁쓸한 현상이다.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人災)는 전적으로 사소한 부주의에서 재앙을 불러온다.
화재 예방을 위한 중요한 소방시설 예산이 올해도 교육 당국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보도다. 산업사회가 발전하고 인류가 풍요할수록 안전문제가 가장 우선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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