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발견과 확장성을 위한 전시: 현대미술사전, 7키워드
자아의 발견과 확장성을 위한 전시: 현대미술사전, 7키워드
  • 홍현철
  • 승인 2018.03.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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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현대미술사전, 7키워드’전경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에 모악산 자락의 전북도립미술관에서 동공을 확대하고 시선을 멈추며 삼삼오오 무리지어 소곤거리는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은 칙칙한 옷색깔을 여미고 작품 앞으로 다가서는 모습에서 알송달송한 표정과 호기심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런데도 묘한 것은 그들의 표정에서 환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품을 대하는 관람객에게 다가가서 잠깐 작품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면 빙그레 웃으며 말꼬리를 감추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작품을 접하는 이들의 솔직한 감상태도와 낯선 접근방식에서 관람자들의 당혹감을 알 수 있었다. 작품 감상에 대한 당혹감을 멀리할 수 있는 기본은 접근방식이다. 방식은 작품의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미술가 개인의 삶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읽어 나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현대미술(시작 시점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있지만 대체로 리얼리즘이나 인상주의를 시점으로 보는 것이 우세하다. 1830년 리얼리즘의 출발에서 1940년대 추상과 개념미술을 지나 1950년대에서 현재까지 진행되었던 포스트모더니즘까지를 말하며, 더불어 그 이후의 미술현상은 더이상 ‘미술’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의 확장성을 가져왔다. 대범주의 영역으로 설정되어 현대미술이라는 용어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지금은 ‘동시대 미술 Contemporary Art’라고 칭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은 더더욱 관람자에게 접근의 방식에 사고의 확장성을 더 요구한다. 왜냐하면, 현대미술은 매우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을 포함하는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가는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낸다. 예술가가 만들어낸 작품들은 그 시대의 자신을 둘러싼 변화하는 환경이 중요한 동기가 되어 사고의 확장을 일구어내는 역할을 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현대미술의 확장 동기 중 가장 큰 요인은 두 가지가 있다. 기술과 사회적 환경요인이다. 사진기의 등장으로 인한 기술 환경의 변화는 재현 메타의 몰락을 가져왔고, 민주주의라는 사회 환경의 변화는 예술가에게 새로운 형식을 요구하며 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자각을 갖게 했다.

  결국,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을 걸어온 예술가들은 기술 환경과 사회 환경의 변화를 통해 자아의 발견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개별화를 추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확장성을 대변하는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의 키워드를 허나영은 Art(예술인가? 기술인가?), Emotion(인간의 감성표현), Pop(우리의 삶에 뛰어든 미술), Matrix(인간의 한계를 넘어), Code(그림속의 코드 찾기), Space(공간속의 미술, 미술속의 공간), Time(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등으로 서술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미술가들의 자아의 발견과 확장성에 대하여 관람자들은 당혹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혹감은 확장에 대한 자기만의 미적가치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다가온다.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접근하고 싶어도 미적가치의 편견이 시각적 즐거움에 갇혀 확장되지 않는다면 감상자는 당혹감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당혹감을 해소해주기 위한 전시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현대미술사전, 7키워드’라는 타이틀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관람자에게 친절하게도 현대미술의 난해한 확장적 언어를 사전적 용어로 설명하고 접근하여 당혹감을 확장성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무의식을 재조명한 초현실주의, 형태를 거부한 뜨거운 몸짓 앵포르멜, 사유의 미학 모노크롬, 소비하는 미술 팝아트, 사실과 허구의 재조명한 극사실주의, 개념이나 사건 혹은 몸짓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 기술이 미술에 빠진 미디어아트를 키워드로 내세워 관람객에게 다가서고 있다.

  전시장에는 국내외 작고 작가 및 현존 작가들의(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품이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다. 작품 중에는 전북지역에서 활동했던 문복철, 임상진, 김진석, 이건용 작가의 작품도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각자가 가진 경험의 사고와 의식의 확장은 작품에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것은 작품과 예술가 그리고 관람자가 온전히 의미를 함께 품게 되는 계기가 된다.

 현대미술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 당혹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람자들이 있었다면 이번 ‘현대미술사전, 7키워드’ 기획전을 통해 작품과 만나고 예술가와 소통하여 멋진 환희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미적 감수성은 절대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의 필요에 따른 적응과 전략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감상자의 몫 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겠다.

 

 글 = 홍현철(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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